“만화와 드라마는 다른 장르, 다른 옷을 입어야 한다” KBS 2TV 수목드라마 ‘바람의 나라’ 연출을 맡고 있는 강일수 PD가 원작과 똑같은 시선으로 드라마에 접근하는 것에 대해 당혹감을 드러냈다. 강일수 PD는 28일 오후 KBS 수원 드라마센터에서 있었던 ‘바람의 나라’ 현장 공개 및 제작진 인터뷰에서 “원작과 많이 다르다는 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장르가 바뀌면 그 장르에 맞는 옷을 입혀야 한다. 원작과 똑같으면 안된다”고 답했다. ‘바람의 나라’는 김진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신화적인 요소가 많이 배제됐고 캐릭터 역시 조금씩 다른 성격을 띄거나 창조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일수 PD는 “원작을 계속 생각하면서 드라마에 접근하는 것 차제가 당혹스럽다. 신화적 요소나 판타지 요소는 배제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왕가의 비극적인 운명이 주된 이야기인 것은 (원작과)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극이 왕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 왕과 아들 이야기를 진지하게 천착한 드라마는 없다. 비극적이고 슬픔에 가득찬 드라마라 대중들로부터 멀어진 감은 있다. 하지만 원작의 주제는 최대한 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PD는 원작의 핵이 되는 기본적인 인간관계에 천착하다보니 “올드하다(진부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올드하다는 게 전통적이라는 얘기도 될 수 있다. ‘주몽’과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원작의 구도를 가져올 수 없는 상황 등으로 재미있는 설정, 구조를 만드는 데 미진했다. 한 길로만 걸어가다 보니 세련되고 대중적인 부분에서 멀어져갔다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찍을 때는 작품에 푹 빠져 있어서 어떻게 흘려가는 지 보기 힘들다. 나중에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면 그때서야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 일단 앞만 보고 열심히 찍고 판단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몫이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원작의 인기 때문인지 기대를 많이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별 것 없더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 기대가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miru@osen.co.kr 윤민호 기자 ymh@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