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선이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으로 방청객을 울렸다. 김민선은 29일 방송되는 KBS 2TV ‘낭독의 발견’에 출연했다. 데뷔 이래 방송과 영화를 통해 꾸준한 활동을 계속해 온 김민선에게 생애 처음 닥친 가장 큰 시련은 어머니를 잃은 것. 김민선은 그 시절의 심정을 담은 일기를 방송에서 공개했다. 김민선은 어머니를 그리며 편지처럼 적어 놓았던 일기를 읽어 내려갔다. 김민선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눈물이 배어 있었고 방청객은 모두 눈시울을 적실 수밖에 없었다. 아래는 김민선의 ‘어머니에게 쓴 편지’ 전문이다. “엄마, 오늘 둘째 언니가 누구 생일도 아닌데 미역국 끓여 줬다. 그래서 맛있게 먹다가 문득 김치와 함께 엄마 생각이 났어. 엄마 잘 지내시죠? 잘 지내야지 우리 엄만데, 엄마 있잖아 김치가 맛이 없어, 창피하게끔 우리 김치 사다먹는다. 다 사다먹어 배우김치 총각김치 물김치 겉절이 모두 다.” “엄마 생각나? 엄마 김치 만드시다가 막내가 장난쳐서 채칼에 엄마 손 반이나 베였잖아. 뼈가 보이는 대도 대충 지혈만 하고 끝까지 김장 김치 담으셨잖아. 그게 다 뭐라고. 그때 그 억척같던 엄마 모습에 나 몸서리 쳤었는데 그 모습 하나하나가 내 가슴 속 깊이 각인돼 버렸나봐. 그래서 문득문득 이렇게 감정이 복 받치나봐.” “보고 싶다 엄마야. 내가 이렇게 엄마를 사랑하는지 이제야 깨달아. 엄마 딸이라는 것을 하루에도 나 수십 번 느껴. 이런 모습은 닮지 말아야지 했었는데 나도 모르게 나 그러고 있다 엄마. 엄마 너무 그리워” “사무치게 보고 싶단 말이 이럴 때 쓰는 건가봐. 우리 그런 날도 있었다. 엄마가 가시고 난 뒤 냉장고에 남은 엄마 손 맛 김치들 아까워서 못 먹고 아끼고 또 아끼고 그러다 곰팡이가 펴서 그래도 버릴 수가 없어서 두고 두고 또 두고” “이럴 줄 알았다면 이런 거였는지 알았다면 있을 때 좀 잘 할 걸 그랬어. 그치 엄마. 있을 때 좀 잘 할 걸. 죄송해요. 그리고 사랑해 엄마. 막내 딸 민선이가” crystal@osen.co.kr 윤민호 기자 ymh@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