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아쉬운 호투였다. 좌완 이혜천(29. 두산 베어스)이 올시즌 최고로 꼽히는 구위와 경기 운영능력을 보여줬으나 뒤를 이은 이재우(28)의 피홈런으로 뼈아픈 선발패를 기록하고 말았다. 이혜천은 29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SK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선발로 등판, 5⅔이닝 4피안타(사사구 1개, 탈삼진 7개)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의 2-3 석패로 인해 1패를 떠안고 말았다. 추가 1실점 또한 뒤를 이은 이재우가 2사 1루서 최정(21)에게 좌월 투런을 내주는 바람에 승계된 실점이라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총 84개의 공을 던진 이혜천은 스트라이크 63개, 볼 21개로 비율 3-1을 기록하는 공격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투수의 저돌성을 보여주는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에 있었다. 이혜천은 이날 총 22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19번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기록, 86.4%로 굉장히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을 기록했다. 최고 150km의 직구에 142km에 이르는 싱킹 패스트볼과 130km대 후반의 체인지업이 조화를 이루며 SK 타자들의 방망이를 공격적으로 농락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3회까지 사사구 없이 단 1안타를 내주며 호투한 이혜천은 4회 이진영(28)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맞은 뒤 오른손 타자 이재원(21)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 선제 1실점하고 말았다. 올시즌 피안타가 나오면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 이혜천은 후속 타자 박재홍(35)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날의 이혜천은 달랐다. 최정과 6구까지 가는 끝에 134km의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아낸 이혜천은 후속 타자 박경완(36)을 우익수 플라이로 솎아내며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혜천은 올해 포스트 시즌 최초의 퀄리티 스타트를 앞두고 김경문 감독에게 공을 넘기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여러모로 아까운 투구였으나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 3개를 부러뜨릴 정도로 구위가 대단했기에 이혜천의 활약은 패배의 암흑 속에서도 밝게 빛났다. farinelli@osen.co.kr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한국시리즈3차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29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졌다. 6회초 2사 1루 이혜천 투수가 강판되며 이재우 투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교체 된 이재우 투수는 SK 최정에게 바로 투런홈런을 맞아 아쉬움을 더했다./잠실=손용호 기자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