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대호 객원기자] 힘과 힘이 맞붙은 '진검승부'에서 SK가 한 수 위였다. 한국시리즈 1차전의 화두는 경기감각이었고, 2차전의 키워드는 불펜의 힘이었다. 예측대로 1차전은 플레이오프를 치른 두산이 경기감각에서 앞서 승리했다. 그리고 2차전은 불펜을 풀가동한 SK가 이겼다. 그렇다면 3차전은? 전문가들은 3차전을 이기는 팀이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는 단지 1승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3차전은 선수들이 단기전의 긴장감에서 어느 정도 해방돼 본격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는 시점이다. 이와 함께 두 팀의 전력 차가 드러나는 경기이기도 하다. 두 팀 사령탑도 이런 사실을 아는 지 29일 3차전은 이번 포스트시즌 중 '백미'로 꼽힐만 했다. 올해 '가을잔치'들어 처음으로 중반까지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고, 야구의 묘미인 홈런을 주고받는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벌였다. 단지 불펜진의 힘과 중심타선의 파워에서 SK가 조금 앞섰다. SK의 불펜이 강하다는 사실은 7회말 4번째 투수 조웅천이 두산 대타 최승환에게 불의의 홈런을 맞은 뒤에 증명됐다. 김성근 감독은 지체없이 왼손 이승호를 투입해 두산 이종욱 고영민 김현수를 범타로 잠재웠다. 이승호는 김성근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불펜의 핵이다. 3-2 한 점 차로 쫓아간 두산의 추격의지는 이승호의 등판과 함께 꺾였다. 김성근 SK 감독은 중반 이후 선발 레이번(우)에 이어 정우람(좌)-윤길현(우)-조웅천(언더)-이승호(좌)-정대현(언더) 등 다양한 형태의 투수들을 잇달아 투입해 두산의 예봉을 피해나갔다. 반면 두산은 왼손 불펜투수가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시켰다. 두산은 비록 이날 결정적인 안타를 맞진 않았지만 8회 왼손타자 김재현이 대타로 등장할 때, 그리고 이날 SK에서 가장 활발한 타격을 보인 왼손타자 이진영이 나올 때도 오른손 이재우를 밀어붙일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6회말과 9회말 두 차례의 2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결국 단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잔루만 12개였다. 결국 투수력과 타력에서 작지만 뚜렷한 차이를 보여준 한국시리즈 3차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