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직 제의를 받고 많이 망설였다. 현역 생활을 접게 돼 아쉬움도 컸지만 고향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게 돼 기쁘다". 지난 29일 현역 은퇴를 선언한 삼성 라이온즈 좌완 기교파 전병호(35)는 현역 연장과 지도자 데뷔의 갈림길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전병호는 24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선동렬 삼성 감독으로부터 코치직을 제의받았다. 현역 생활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전병호는 장고 끝에 선 감독의 제의를 받아 들였다. 전병호는 29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2~3년 정도 선수로 뛰고 싶은 마음은 컸다. 아내도 내가 선수로 뛰기를 원했다. 그러나 다른 팀에 간다고 내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보장도 없다. 쓸쓸히 떠나는 선배들을 보면서 아쉬운 마음도 컸다. '박수칠때 떠나라'는 표현처럼 좋을때 은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그는 해외 연수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전병호는 "해외 연수보다 좋은 감독님과 코치님들에게 배우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구단에서 내게 코치직을 제의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감사드린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내가 알고 있는 것도 있겠지만 프로 구단에 지명 받았다면 어느 정도 기량을 갖췄다고 봐야 한다. 나도 선수에게 배워야 할 부분은 받아들이겠다. 선수들에게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속내를 털어 놓을 수 있는 편한 선배처럼 다가가고 싶다. 물론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구상고-영남대를 졸업한 뒤 1996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전병호는 통산 431경기에 등판, 72승 55패 5세이브 17홀드(방어율 4.43)를 거뒀다. 1997년 데뷔 2년 만에 10승(8패) 고지를 밟으며 성준-김태한의 좌완 계보를 잇는 재목으로 성장할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어깨 통증과 구속 감소로 인해 하향 곡선을 그렸지만 2006년 10승 8패 2홀드(방어율 3.90)로 재기에 성공했다.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 6승 6패(방어율 4.99). 특히 120km 안팎의 느린 직구에도 불구하고 노련함과 더불어 다양한 변화구, 정확한 제구력을 앞세운 좌완 기교파로 명성을 떨쳤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