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의 밤, 치열하게 펼쳐지는 TV 드라마 경쟁에서 늘 웃는 이는 베토벤이다. 아니, 홍진아 홍자람 자매의 톡톡 튀는 대사들이 화면 위에서 춤을 추는 '베토벤 바이러스'('베토벤')가 시청자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그런 '베토벤'에서 시청률이 최고에 달하는 순간은 어느 장면일까. 강마에(김명민 분)와 두루미(이지아 분)의 포옹, 아니면 강마에 VS 강건석의 기싸움, 강마에가 공포의 외인구단을 방불케하는 급조 오케스트라를 질타하며 "똥...덩...어...리"를 외칠 때? 29일 단 하루 방송분만을 놓고 본다면 드라마의 맨 마지막에 나가는 다음회(30일) 예고편 시점에서 순간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1시간여 한 회 분량을 20여초 안팎 짧은 시간동안 편집 화면으로 맛만 보여주는 예고편 방영에 시청자들은 궁금증을 더하거나 기다림의 갈증을 풀면서 환호했던 셈이다. AGB닐슨 미디어 리서치가 국내 최초로 단독 제공하는 실시간 시청률(서울기준, 광고 제외 시청률)에 따르면 이날 ‘베토벤’의 실시간 최고 시청률은 27.2%로 드라마 끝자락의 예고편 방영에서 측정됐다. 12% 시청률로 방송을 시작한 '베토벤'은 경쟁작 SBS '바람의 화원'이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중계로 30여분 늦게 시작한 부수 효과도 누렸다. '바람의 화원'이 7.7%로 시작할 즈음, '베토벤'은 이미 23%를 넘기며 시청자들에게 클래식의 달콤하고 진중한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었다. '베토벤'은 신데렐라와 불륜, 삼각관계 등 뻔한 소재를 반복하는 한국 드라마 시장에 클래식을 들고나와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마에스트로 강건우를 연기하는 김명민의 강렬한 카리스마 등 안정된 주 조연진 연기에 감칠 맛나는 극본, 탄탄한 연출의 3박자를 고루 갖춘 명품 드라마로 도약하는 중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