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김성근, "생각대로 흐름 잡았다"
OSEN 기자
발행 2008.10.30 09: 20

"생각대로 흐름이 왔다". 다소 조심스런 표정이었지만 말은 확신에 차 있었다. 가장 중요한 세 번째 경기를 잡아냈기 때문이다.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을 3-2 극적인 승리로 이끈 SK 김성근(66) 감독은 경기 후 "생각대로 흐름을 잡은 것 같다"며 "내일 선발 랜들이 나오게 됨에 따라 7차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김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제 경기 외적인 변수는 별로 없다"고 말한 뒤 '정규시즌에서 큰 승차로 벌려 놓은 것이 두산과의 단기전에 영향을 미치는가'는 질문에 "페넌트레이스는 힘이 중요한 반면 단기전은 흐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단기전은 페넌트레이스와는 달리 힘이 있어도 그것을 수습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휩쓸려 흘러가버린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김 감독은 29일 3차전에 앞서 "오늘 경기가 그 흐름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경기"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는 야구 경기 속에서 가장 큰 변수인 마운드의 우위를 나타낸 말이었다. 시리즈 전적에서 2승 1패로 앞서 있는 SK는 30일 4차전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 두산이 사실상 에이스라 할 수 있는 랜들을 선발로 내세우는 만큼 설사 패한다 해도 유리하다.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가장 중요한 요소인 투수의 체력적인 차이가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불펜 싸움으로 치러지고 있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투수들의 피로는 곧 집중력과 연관돼 승패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자와 주자를 동시에 신경써야 하는 투수로서는 잠깐 산만해지는 순간 모든 초점을 투수의 공에 맞추고 있던 타자에게 얻어맞을 수 밖에 없다. 3차전에서 두산 이재우가 최정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것이 좋은 예다. SK는 최소 5이닝 이상을 막을 수 있는 선발진이 있기에 중간 투수들의 피로가 상대적으로 두산보다 덜 쌓인다. 두산이 이재우를 비롯해 정재훈, 임태훈 등 핵심 롱릴리프를 둔 반면 SK는 이승호, 이영욱, 정우람, 김원형 등이 길게 갈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끊어가는 위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광현-채병룡-레이번이라는 확실한 선발카드는 SK에게 좀더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는 SK를 상대로 두산이 펼칠 반격 카드는 무엇인지 한국시리즈는 더욱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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