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탬파베이 꺾고 통산 2번째 WS 우승
OSEN 기자
발행 2008.10.30 10: 58

[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이틀에 걸쳐 쏟아져내린 폭우도 그들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내리다 지친 비가 그치자 필라델피아는 정상을 향해 줄달음쳤다.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창단 후 2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필라델피아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속개된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4-3으로 눌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1패를 기록한 필라델피아는 전설적인 강타자 마이크 슈미트가 주축이 됐던 80년 이후 28년 만에 메이저리그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필라델피아는 당시 아메리칸리그 최강팀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6경기만에 물리쳤다. 또 93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분패했던 아쉬움을 깨끗이 씻는 우승이기도 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14년 만에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면서 향상된 전력이 밑바탕이 됐다. 필라델피아 지역에 내린 폭우로 지난 28일 시작된 경기는 이틀이 지나서야 재개됐다. 2-2 동점 상황에서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된 탓에 꼬박 46시간을 기다렸지만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인내심의 보상을 받았다. 연기된 경기가 이어진 까닭에 경기는 1회초가 아닌 6회말부터 시작했다. 먼저 공격 기회를 잡은 필라델피아는 이틀전 마지막에 상대한 그랜트 발포어를 상대로 타격을 시작했다. 선두 제프 젠킨스가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로 포문을 열면서 경기장의 열기가 뜨거워졌다. 후속 지미 롤린스는 착실한 희생번트로 주자를 진루시켰고, 1사 3루에서 들어선 우타자 제이슨 워스가 행운의 텍사스 안타로 젠킨스를 불러들였다. 워스의 타구는 포물선을 그리고 2루 베이스 뒤로 떨어졌지만 전진 수비했던 탬파베이 2루수 이와무라 아키노리가 역모션으로 잡으려다 놓치면서 안타가 됐다. 홈팬들의 함성으로 떠나갈 것 같던 경기장은 7회초 갑자기 조용해졌다. 1사 후 탬파베이 7번타자 로코 발델리가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것. 홈런을 허용한 라이언 매드슨은 고개를 숙인채 강판됐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계속된 2사 2루에서 이와무라의 내야안타 때 홈으로 파고들던 2루 주자 제이슨 바틀렛이 간발의 차이로 태그아웃되면서 땅을 쳤다. 최대 고비를 넘긴 필라델피아는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7회말 곧바로 추가점을 얻으면서 우승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이번에도 선두 타자의 장타가 득점의 원천이었다. 우타석의 팻 버렐이 상대 3번째 투수 J.P 하웰로부터 중견수 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쳐내면서 다시 경기장이 달구어졌다. 셰인 빅토리노의 착실한 2루 땅볼로 1사 3루. 다음 타자 페드로 펠리스는 하웰을 구원한 채드 브래포드로부터 깨끗한 중전안타를 때려내 팀에 다시 리드를 안겼다. 경기 후반으로 갈 수록 '쳘벽 불펜'을 보유한 필라델피아가 유리하기 마련. '공식대로' 필라델피아는 7회초 2사부터 등판한 J.C 로메로가 8회를 무사히 틀어막았다. 이어 9회초에는 '승리의 보증수표' 브래드 릿지를 투입해 탬파베이 타선의 마지막 반격을 봉쇄하고 환호성을 올렸다. 릿지가 마지막 타자 에릭 힌스키를 삼진으로 잡아낸 순간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모두 마운드로 뛰어나와 뒤엉키며 오랫 동안 기다렸던 우승의 순간을 만끽했다. 관중석에선 한참동안 천둥과 같은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필라델피아 야구사에 새로운 장이 써지는 순간이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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