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연이은 기립박수, 연극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
OSEN 기자
발행 2008.10.30 16: 21

“힘들다, 어렵다”는 대학로 연극판에서 기립박수에 맛 들린 소극장이 있다. 소문 요란한‘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이하 감포)’의 연극무대를 찾았다. 소문대로 입추의 여지없이 작은 소극장 객석이 관객들로 가득 채워졌다. 무대 위, 방사능 핵 폐기장 논란 현장을 그대로 옮긴 듯한 플래카드가 사회의 단면을 연상케 했다. 기자 손에 들려져 있는 팜플렛 속 배우들은 과거사가 깊어 보이는 이들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듯 했다. 무대는 맛깔스런 경주 사투리로 시작됐다. 대부분 배우들이 완벽한 경주 사투리를 구사해 이해가 어려웠다는 평이다. 그래도 무대에 흡수되어 웃고 우는 데는 지장이 없다. 오히려 맛깔스런 경주 사투리는 걸쭉한 감포 분위기를 살리는데 큰 몫을 한다. 사시사철 흰옷을 입고 사는 반신불수 분이, 수양딸이자 며느리인 덕이는 눈 뜬 사람보다 훨씬 더 잘 보는 시작장애인이다. 분이의 사연을 담은 반편이 아들 열수의 반편이 연기는 재치 있다. 처음부터 한 솥밥 식구였다는 배우들의 연기는 기대만큼 만족스럽다. 종종 바보 열수의 '모자란' 개그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고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여린 덕이의 어처구니없는 웃음소리는 기가 막히다. 이들의 사연 많은 과거는 관객들 웃음 속에서 조금씩 드러나며 극을 진행시켰다.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핵폐기물처리장 유치와 철거민들의 속사정, 미군부대 양공주들과 놀림거리가 됐던 혼혈아들의 아픔, 장애인과 동성 연예 등…. 구구절절한 사연들의 울림은 120분 연극 무대 안에 담기에도 과한 느낌이다. 작은 소극장에서 단시간에 보이기는 아쉽기만하다. 열정적인 배우들의 연기와 뮤지컬로 올려도 부족할 것 없는 무대효과, 욕심많은 연출의 구구절절한 사연까지, 열악한 소극장에서 모처럼 혼을 울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jin@osen.co.kr 연극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 공연 장면. /촬영-편집 배재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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