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4차전] 채상병, '발'을 묶지 못한 포도대장
OSEN 기자
발행 2008.10.30 21: 39

상대의 도루를 막지 못한 것이 간접적인 패인으로까지 이어졌다. 두산 베어스의 주전 포수 채상병(29)이 도루 저지에서 또다시 약점을 노출하며 SK의 주자들에게 도루 3개를 헌납했고 이는 2번의 실점으로 돌아오며 1-4 패배로 이어지고 말았다. 시즌 개막 전 선배 홍성흔(31)의 트레이드 요구 등으로 인해 심한 마음고생을 겪은 뒤 112경기에 출장, 두산 투수진을 보듬어주었던 채상병은 30일 SK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서 도루 3개를 내줬다. 7회까지 8피안타 3실점으로 역투를 펼친 선발 맷 랜들(31)과의 호흡이 나쁘지 않았기에 그의 도루 저지 실패는 더욱 아쉬웠다. 1회서만 박재상(26), 박재홍(35)에게 각각 1개씩의 도루를 내준 채상병은 특히 박재상의 2루 도루 때 빗나간 송구를 보여주며 주자를 3루까지 무혈입성하게 만들어주었다. 결국 이는 후속 타자 김재현(33)의 2루 땅볼이 진루타가 아닌 득점타가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7회서도 채상병은 나주환(24)의 도루를 막지 못했고 이는 후속 타자 이진영의 유격수 땅볼 타구 때 벌어진 2루수 고영민(24)의 송구 실책과 어우러져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올시즌 채상병은 2할6푼9리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 8개 구단 주전 포수들 중 신경현(33. 한화-2할6푼5리)에 이어 2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두산의 한 구단 관계자는 채상병의 도루 저지 능력에 대해 "어깨는 분명 좋은 선수다. 그러나 다른 포수들에 비해 순발력 면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어 송구가 한 템포 늦는 경향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올시즌 기록한 8개(최다)의 패스트볼도 순발력의 약점이 보여 준 한 단면이다. 여기에 추격 의지를 불태운던 7회 1사 1,3루서는 좌완 이승호(27)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찬스 상황에 벽을 만들어놓았다. '노림수 타격에 약하다'라는 야구 관계자들의 평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하는 뼈아픈 장면이었다. 일부 두산 팬들의 비난과 달리 채상병은 스트라이크 존 세분 능력과 성실함을 두루 갖춘 좋은 포수다. 올시즌 포수 평균 자책점 3.81로 8개 구단 주전 중 3위를 차지한 채상병은 특히 무거운 장비를 걸치고도 내야 땅볼 때 매사 1루 백업에 열심히 나선다. 채상병은 분명 색안경을 벗고 재평가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포수다. 이날 경기서 투수 리드에 힘을 쏟는 와중에서도 3타수 1안타를 올린 채상병. 위기 상황서 상대의 '발'을 묶지 못했던 결과가 상대의 선제 득점과 추가 득점으로 이어지며 그의 노력을 반감시키고 말았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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