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방송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맸다. 제작비 절감을 위해 자식같던 ‘드라마’를 하나둘 떠나보내고 있는 것. 황금알을 낳던 드라마가 졸지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 상황이 최근 불어 닥친 드라마업계의 현황이다. MBC는 ‘내 여자’ 이후 주말드라마를 잠정 폐지하기로 결정했고, KBS는 가을개편과 함께 ‘돌아온 뚝배기’를 끝으로 2TV 일일드라마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SBS도 ‘신의 저울’을 마지막으로 금요드라마를 내년 9월까지 잠정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일일드라마의 내년 폐지설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태다. 비단 방송사나 제작사뿐만이 아니다. 이 같은 소식은 드라마를 업(業)으로 삼는 연기자들에게 적지 않은 동요를 가져왔다. 울상을 짓는가하면 반대로 ‘위기’를 ‘기회’와 ‘자극제’로 보는 이들도 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배우들뿐만 아니라 매니저들 사이에서도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3사 방송사에서 각각 시간대에 맞춰 하나씩의 드라마를 하는 것이 아니냐. 영화 시장이 줄어드는 마당에 드라마까지 입지가 좁혀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면서 “톱스타야 모르겠지만 신인들은 케이블 드라마 하나라도 더 하기위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씁슬해 했다. 신인들이 많은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 또한 “드라마가 줄어들면 신인들은 당연히 출연할 기회가 적어진다”며 “갖춰진 신인과 저예산으로도 충분히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드라마 시장이 다시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반면 다른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위기’를 ‘기회’로 점쳤다. “현재 영화 쪽의 상황이 좋지 않은 마당에 이 같은 구조조정 형식의 드라마 폐지는 위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이라는 것이 위기와 동시에 기회가 찾아온다고 생각한다”며 “배우 입장에서는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할 때다. 오히려 폐지가 드라마 전체의 질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 다른 매니지먼트 관계자 또한 이 같은 생각에 동의를 표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시청률이 낮아지고 그에 따라 광고 수익이 줄면서 작품 수가 줄어들고, 드라마가 폐지의 수순을 겪을 수 있다”며 “하지만 오히려 이번이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변화된 시장 속에서 여기에 맞는 작품들이 나올 수만 있다면 다시 드라마 시장은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톱스타를 기용한다 하더라도 시청률 고전을 피할 수는 없다”며 “현 상황이 힘든 만큼 앞으로는 실력이 갖춰진 배우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드라마를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큰 시너지를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톱스타에 비해 작품이 주어지는 기회가 많지 않은 신인들은 드라마의 작품수가 줄어들면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에 놓였다. 이 관계자는 “신인들에게는 각 연기자에 맞는 특성강화와 교육이 필요하다”며 “톱스타들도 마찬가지다. 본인의 자리에 안주하기보다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해야 한다. 끊임없는 자기 발전만이 이 같은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