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포수 SK 박경완(36)이 여전히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SK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잡았다. 1패후 파죽의 3연승. 그러나 3차전과 4차전은 질 수도 있어다는 점에서 더욱 짜릿한 승리였다. 결정적인 위기에서 애간장을 녹여놓더니 실점하지 않고 승리를 지켰다. 이 과정에서는 탄탄한 수비, 특히 포수 박경완의 절묘한 리드가 자리잡았다. 지난 3차전과 4차전은 유난히 아슬아슬한 장면이 많았다. 두산은 수 많은 찬스에서 결정타 한 방만 나왔더라면 이길 수 있었다. 그러나 SK의 벽에 부딪혀 좌절됐다. SK의 벽은 절묘한 볼배합으로 상대공격을 차단한 박경완의 벽이었다. 4차전에서 2회 무사 1,3루에 몰렸으나 박경완은 오재원의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해 1실점으로 막았다. 3회 무사 2루에서도 이종욱의 2루 뜬공이 상대 호수비에 걸려 투아웃으로 돌변했다. 4회 역시 무사 1루에서 3루수 강습타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박경완은 2회와 4회 수비에서 절묘한 볼배합으로 득점타를 막았다. 특히 7회 수비는 압권이었다. 7회 무사 1,3루에서 두타자 연속 삼진으로 한 고비를 넘겼다. 이어 2사 만루까지 몰렸지만 대타 이대수를 상대로 몸쪽 볼을 요구해 3루수 앞 땅볼로 유도, 가볍게 불을 껐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박경완과 투수 이승호의 완벽한 호흡은 두산의 기를 질기게 만들었다. 이어진 8회말 2사만루 역전 위기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번에 채병룡과 호흡을 맞춘 박경완은 유재웅이 풀카운트 접전 끝에 몸쪽 약간 높은 직구를 요구해 스탠딩 삼진으로 물러났다. 유재웅은 볼로 생각했지만 심판의 손은 올라갔다. SK 배터리는 앞선 3차전 9회말 1사 만루의 결정적 위기에서 두산 리딩히터 김현수를 2루수 병살타로 꼬여냈다. 박경완은 정대현에게 초구 싱커를 요구했고 김현수의 타구는 2루수 앞으로 굴러가는 타구가 됐다. 노련한 박경완의 벽에 두산의 젊은 타자들이 속수무책 당하고 있는 것이다. SK는 4경기에서 10실점에 불과하다. 선발투수들 보다는 불펜투수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두산 방망이를 제압하고 있다. 마운드의 힘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안방마님 박경완이 마운드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도 분명한 사실이다. sunny@osen.co.kr 지난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4-1로 승리를 거둔 뒤 김성근 SK 감독이 주전포수 박경완의 등을 두드려 주고 있다./잠실=손용호 기자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