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실수 연발' 두산, 다시 도약할 것인가
OSEN 기자
발행 2008.10.31 11: 01

"중요한 순간 실점하지 않는 힘이 SK의 장점이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9월 상위팀에 대한 자체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선두 SK 와이번스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다. 당시 두산은 연승 행진을 달리던 롯데와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현재 페이스로는 롯데가 SK보다 강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김 감독은 고개를 저으며 "SK가 주포 이호준(32)의 부상 등으로 주전 선수들의 힘이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선수층이 워낙 두꺼울 뿐더러 계투진과 수비진이 중요한 순간 실수를 범하지 않는 힘을 갖췄다"라고 이야기한 뒤 "전체적으로 다른 팀들의 전력이 하향 평준화되긴 했으나 그래도 가장 강한 팀은 SK다"라며 SK의 저력을 높이 샀다. SK의 힘을 부러워한 김 감독의 두산은 지난 30일 한국시리즈 4차전서 중요한 순간 저지른 실수로 인해 1-4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단 한 번 패배에 올 시즌을 끝낼 위기에 처한 두산은 수비 실책 두 개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 2점을 내줬고 찬스 상황서 굳어버린 방망이로 인해 대량 득점 기회를 놓쳤다. 1회초 중전 안타로 출루한 박재상(26)은 곧바로 2루 도루를 시도했고 포수 채상병(29)의 송구는 유격수 김재호(23)의 글러브를 외면했다. 2루수 고영민(24)이 황급히 백업에 나섰으나 그 또한 송구를 확실하게 잡아내지 못했고 그 사이 박재상은 3루까지 안착했다. 두산은 결국 뒤를 이은 김재현(33)의 2루 땅볼에 박재상이 홈을 밟아 선제점을 내주고 말았다. 1-2로 쫓겨있던 7회에는 이진영(28)의 유격수 땅볼 타구가 SK의 추가점으로 연결되었고 그 속에는 고영민의 송구 실책이 있었다. 김재호의 토스를 받아 2루에 있던 김강민(26)을 포스 아웃시킨 고영민은 타자 주자 이진영의 아웃을 노리고 황급히 송구했으나 이는 두산 덕아웃을 향해 흘러갔다. 그 사이 2루에 있던 나주환(24)은 홈을 밟으며 3-1의 추가점을 올렸다. 9회서는 이용찬(19)의 폭투가 추가 실점으로 연결, 승리를 헌납하는 결과가 되었다. 더욱 아쉬웠던 것은 적시타의 부재였다. 이날 경기서 두산은 2회 무사 1,3루서 오재원의 병살타에 3루에 있던 김동주(32)가 홈을 밟아 1-1 동점을 만든 것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7회서는 무사 1,3루 찬스가 2사 만루로 변모할 때까지 그 흔한 팀배팅 조차 찾을 수 없었고 8회 2사 만루서는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삼진으로 물러난 유재웅(29)의 적극성이 아쉬웠다. 30일 4차전은 SK의 힘을 보여주는 동시에 두산의 약점을 잘 보여준 경기였다. 아웃 카운트 하나를 희생하는 번트 작전을 좋아하지 않는 김 감독의 두산은 분위기를 탔을 때는 손쉽게 득점에 성공했으나 반대 경우 시 잔루만 쌓아가는 모습을 팬들 앞에 보여주며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이날 7안타와 사사구 6개를 얻어낸 두산의 잔루는 총 9개에 달했다. 두산은 유독 선수단의 분위기가 경기력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팀이다. '미라클 두산'이라는 별명처럼 두산이 잇단 실수를 딛고 5차전 이후 대도약에 성공할 것인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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