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전까지 생각하고 있다. 여유 가지고 싸울 생각이다". 지난 30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을 마친 후 SK 김성근(66) 감독은 '5차전에 끝내겠다'가 아니라 "6차전 안에 끝내도록 하겠다"고 한 발짝 물러선 발언을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4차전처럼 31일 열리는 5차전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곧 4차전과 마찬가지로 '틈'을 보이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곧바로 밀고 들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김 감독은 4차전이 끝난 후 "기대하지 않았는데 5회까지 2-1로 앞서 승부라고 생각했다"며 "그 상황에서 누가 덤비지 않겠는가"라고 말해 승부사 기질을 숨길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일단 5차전은 선발 김광현에게 맡길 생각이다. 그러나 타자들이 일찍부터 득점을 뽑아 준다면 불펜진을 총동원시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각오다. 사실 6차전 선발이었던 채병룡까지 4차전에 투입한 것만으로도 김성근 감독은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이에 김 감독은 "승기를 잡으면 무조건 잡고 넘어가야 한다. 두산이란 팀은 한 번 흐름을 타면 무섭다"며 "그렇기 때문에 끊을 수 있을 때 흐름을 완전히 끊고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벼랑 끝에 놓인 두산으로서는 승부를 6차전까지 끌고 가기 위해서는 김광현을 어떻게 해서든 빨리 끌어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하루 휴식일이 생기는 만큼 반격을 위한 재정비 시간을 약간이라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조그만 빈틈이라도 보인다면 2년 연속 준우승의 아픔을 곱씹어야 하기 때문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