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반 SK 선발 김광현의 흔들림속에 두산은 1회 1사 3루, 2회 1사 2, 3루의 찬스에서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면서 김경문 감독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경기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SK는 4회초 무사 1루서 박재상의 2루 도루 실패는 짚고 넘어가야할 점이다. 시리즈를 통해 타격감각이 좋은 김재현, 박재홍의 중심타선을 뒤에 두고 나온 도루 실패여서 아쉬움이 남는다. 볼배합 체크 미스이거나 두산 포수 최승환을 과소 평가한 결과로 여겨진다.
두산 공격 3회말 2사 2루서 홍성흔의 2루타성 타구를 SK 중견수 김강민이 잡아낸 것은 SK 수비 시스템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또 0-2로 뒤진 두산 8회말 공격 무사 1, 2루에서 또다시 홍성흔의 2루타성 타구를 7회부터 대수비로 들어간 중견수 조동화가 슬라이딩으로 잡아낸 것은 두산으로선 불운이었고 SK로서는 승리에 한 발 다가서는 분위기였다. 오늘 경기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시리즈를 통해 양팀 타격을 지켜보면서 우리 타자들이 좀 더 세기가 다듬어져야 하고 철저한 노림수에 의한 타격 기술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느꼈다. 화끈한 타격전을 지켜볼 수 없었던 점이 아쉽다.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우승팀인 세이브 라이온즈의 타격이 좋았던 것은 이러한 부분에서 기술이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을 언론을 통해 본 적이 있다. 최고의 투수와 대결해야 하는 최고의 무대에서 힘으로만 투수와 대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타격은 힘이 아니고 기교라는 말이 있다.
시리즈 동안 적절한 선수 기용과 투수 운영의 묘미를 보여준 김성근 SK 감독과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 또 패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곰의 뚝심으로 좋은 경기를 펼친 두산 선수들도 칭찬하고 싶다.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으로 내년에도 정상에 다시 도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