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2008 최악의 불황 어떻게 견뎠나?
OSEN 기자
발행 2008.11.01 09: 12

올해 영화계 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은 “극장에 관객들이 없다” 였다. 한국영화의 위기와 불황의 단어가 난무했던 올해, 실제 극장가에서 느끼는 불황의 체감은 매우 컸다.
CGV 영화산업 분석 자료에 따르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누계 관객수는 1억 1657만 7000여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600만 명이 감소했다. 영화 시장의 최대 호황이었던 2006년에 비해서는 1000만 명 가량 관객이 감소한 수치다.
메가박스 장경익 프로그래밍 팀장은 “올해 상황이 많이 안 좋았다”며 “할리우드 영화가 많이 나왔던 지난 5월 6월과 여름방학을 제외하고는 거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 올해는 추석특수도 없었고 추석부터 지금까지 극장에서 체감하는 경기는 훨씬 나쁘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한국영화 편수 자체가 줄어든 것도 문제였지만 웰메이드 영화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도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돌리게 하지 못한 원인인 것 같다. 볼만한 재미있는 영화가 많으면 관객들은 극장으로 온다”고 전했다.
장 팀장은 한국영화의 웰메이드 콘텐츠의 부재뿐만 아니라 외화의 경우도 관객들에게 매력적인 작품이 많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미 시나리오 작가협회 파업의 여파로 외화가 제작되는 것도 늦어졌다”며 “그래서 볼만한 외화도 많지 않았다. 올해는 외화도 한국영화도 절대적으로 콘텐츠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극장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관객이 줄어들 경우, 신규 극장으로 관객들이 분산되기 때문에 동일한 관객수가 줄어들어도 실제 객석 점유율은 더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불황을 극심하게 체감하고 있는 극장가는 올해 어떻게 이 불황을 극복해나갔을까? CGV 홍보팀 관계자는 “과거에는 관객들의 관심을 극장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이벤트 같은 것을 많이 기획했다”며 “하지만 이벤트 기획에 드는 마케팅 비용에 비해 수익이 나지 않고 관객들의 호응이 없다. 그래서 이벤트 등을 크게 벌이지 않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또한 “극장 운영에 있어서 경비를 축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강구됐다”며 “매표소 아르바이트의 인력을 줄였다. 표에 색연필로 좌석과 시간을 일일이 다 체크해줄 경우, 고객당 대응 시간이 길어지고 그 부분에 대해 컨설팅 업체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과잉 서비스라고 지적했다. 그 대응 시간을 줄이고 전체적으로 아르바이트 인력을 줄여 비용을 절감했다”고 전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형광등을 하나씩 빼고 자판기의 종이컵을 없애고 모두 머그컵을 사용하도록 했다”며 “작은 누수라도 막고자 하는 의지고 불황을 견디기 위한 노력이다”고 밝혔다.
CGV는 올해 영화표 제작 원가 절감으로 3억 원 정도 절감 효과를 봤다. 기존의 코팅지로 제작되던 티켓을 영수증 형태로 만들어서 비용을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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