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로맨틱’ 이다. 멜로 드라마와 멜로 영화에서 그 매력을 한껏 드러내는 김주혁. 실제 김주혁(36)과의 대담. 그의 실체를 파헤쳐 본다.
실제 김주혁, ‘우결’의 알렉스 아닌 앤디에 가까워요
연애할 때 김주혁은 어떤 모습일까? “그냥 평범한 남자다. 굳이 단적인 예로 따진다면, ‘우리 결혼했어요’의 알렉스는 절대 아니고 앤디 같은 남자다. 달콤한 말을 한다든지 이벤트를 화려하게 하고 그런 부류가 아니다. 알렉스 같은 사람이 아니라 앤디 같은 남자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닭살스러운 매너는 없지만 상대를 편하게 해주려는 매너는 있어요
김주혁은 매너가 좋을 것 같다. “보여지는 매너는 없다. 의자를 빼주고 앉으라고 한다든지 창문을 열어주고 하는 등의 닭살스러운 매너는 없다”며 “보여지는 매너는 없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편안하게 해주려는 매너는 있는 것 같다.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기 보다는 편하게 해주려고 한다. 그 사람을 배려하는 매너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의 이미지 때문에 어디선가 꽃을 들고 문 앞에서 짝사랑하는 그녀를 기다릴 것만 같다. “꽃?(웃음). 그런 것은 없다. 그런 것은 못한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에게도 생일날 밥을 먹을 뿐 꽃을 선물한 적이 없다고. “다만 ‘갖고 싶은 거 뭐야?’라고 해서 선물은 사준다. 정말 못한다. 보통 남자와 다를 바가 없다”고 밝혔다.
사랑을 하면 푹 빠집니다
실제 김주혁은 어떻게 사랑을 할까? “사랑을 하면 푹 빠지는 면이 있다”며 “잘 싸우지는 않는다. 싸우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삭힐 때도 있고 화가 나도 크게 언성을 높이지는 않는다. 여자한테는 소리를 못 지르겠다. 그냥 저톤으로 ‘이건 이렇게 해서 그런 거다’라고 말을 한다. 큰 소리를 내면 여자 입장에서 무서워할 것 같다. 오히려 화가 나면 난 가라앉는 스타일이다”고 전했다.
‘싱글즈’ ‘프라하의 연인’, 제 속에 있는 것이 극대화된 것입니다
김주혁은 영화 ‘싱글즈’에서 배려심 넘치고 반듯한 외모를 가진 매너남 수헌으로 분했고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는 구박하고 소리치기도 하지만 결국 다 챙겨주는 상현으로 열연했다.
“다 제 속에 조금씩은 있는 것이다”며 “그것이 극대화돼서 표현이 되는 것이다. 나 자신을 100% 투영해서 나온 인물이라는 말은 못하겠다. 조금은 연기적인 부분도 있고,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차피 내가 연기한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그 인물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것이다. 연기한 인물들처럼 그렇게 매너가 철철 넘치거나 터프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씩 다 섞여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랑따윈 필요없어’, 폼 잡는 성격이 아니라 외적으로 표현하기 쉽지 않았어요
‘사랑따윈 필요없어’에서는 클럽 룸 최고의 호스트 줄리앙을 연기했다. 섹시한 나쁜 남자 컨셉트였던 것 같다. “어색한 장면들이 많았다”며 “낯간지러운 장면도 많았다. 여러 사람 앞에서 잔을 들고 건배를 외친다든지 그런 것은 힘들어서 죽을 뻔했다. 폼 잡고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 힘들었다. 감정이 힘들었다기 보다는 외적으로 보여지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고백했다.
‘아내가 결혼했다’, “나도 제도에 얽매여 사는 놈이구나”라는 생각 들었어요
이제 올 가을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자유연애주의자인 부인을 두고도 그녀를 사랑할 수 밖에 없어 이혼하지 못하는 노덕훈으로 열연했다. 처음에는 ‘결혼은 무덤’이라는 가부장적인 남자가 대책 없이 인아(손예진 분)에게 끌려 다닌다.
“대본을 보고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생각하면 ‘나도 제도에 얽매여 사는 놈 중의 하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가 짜 놓은 것이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을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이해를 못했다. 하지만 한가지 이해할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간 것이 ‘이 여자를 사랑하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인아의 목을 조르는 장면이 있는데, 찍기 힘들겠다고 생각을 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떤 감정일까’ 고민을 했는데 오히려 굉장히 쉽게 찍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울화통이 터졌다. 자존심 상하고 그 자리에 있는 게 창피하고 ‘내 부인이 내가 있는데도 다른 애인이랑 있고 그럼 내가 그 뒤쪽에 있어야 하나’라는 마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원망과 화가 났다. 말도 잘 나오지 않았고 대사도 얼버무리고 씹은 것 같다. 울면서 얼굴이 찡그려졌다. 그 장면은 굉장히 솔직하게 표현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인간 김주혁과 배우 김주혁의 간극
마지막으로 김주혁은 ‘인간 김주혁과 배우 김주혁’을 스스로 정의 내렸다. “인간 김주혁은 평범한 남자다. 지극히 평범한 보통 남자다”고 말했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당연히 ‘연기 잘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며 “안주하지 않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큰 도전, 완전히 다른 역을 해볼 거야’ 그런 게 아니라 조금씩이나마 내 나름대로의 도전을 해서 제 속에서 저만의 다른 것을 만들어 내고 싶다. 악역이라면 전형적인 악역이 아닌 김주혁이 만들어내는 악역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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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