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최강 SK 잡으려면 변칙야구 뿐이다”
OSEN 기자
발행 2008.11.02 09: 03

“박경완의 노련한 리드와 철저히 계산된 수비 시프트를 깨려면 변칙야구를 구사하는 수밖에 없다”.
SK 와이번스가 한국 프로야구 역대 4번째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최강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성근 감독은 우승파티에서 “올해는 생각대로 된 해였다. 내년에도 우승해서 3연패를 하자”며 자신감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시리즈서 SK가 두산을 맞아 1패 뒤 4연승으로 4승1패로 간단하게 제압하고 승리했지만 작년 보다는 전체적인 공격력은 약했다는 평이다. 주포 이호준의 부상 공백이 컸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SK는 최고의 수비력으로 매 경기 살얼음판 승부를 펼친 끝에 두산을 꺾을 수 있었다는 평가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SK 우승 확정 후 “두산이 찬스에서 너무 강공 일변도로 맞선 것이 아쉽다. 무사 1, 2루내지는 1사 1, 2루 등 찬스에서 기습번트 구사 등으로 SK 수비진을 흔들 필요가 있었다. SK 포수 박경완은 승부처에서는 철저하게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빠지는 싱커, 슬라이더 등 변화구 승부를 펼쳤다. 두산 타자들을 현혹하는 볼배합이었다”면서 “박경완의 이런 리드와 시프트된 내야 수비진을 뚫기 위해서는 기습번트 구사 등으로 상대를 혼란스럽게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보내기 번트나 강공으로 눈에 보이게 밀어붙이기 보다는 기습번트, 볼카운트 늘리기 등 변칙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흔들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마지막 타석 병살타 등 시리즈 내내 부진에 빠졌던 수위타자 김현수 등 두산 타자들이 일발장타를 노리는 큰 스윙이 안 통할 때는 세이프티 번트를 감행하는 등 SK 내야진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이순철 전 LG 감독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이 감독은 스포츠조선 관전평에서 ‘SK가 2연패를 하면서 최강의 팀임을 다시 한 번 과시했는데 나머지 7개팀은 이제 SK를 어떻게 이겨야 할 것인가를 놓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야 한다. 데이터 야구를 하는 SK를 상대로 변칙 작전과 다양한 임기응변 등 감성의 야구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정훈 본지 해설위원은 “두산 타자들의 평소 타구를 철저히 분석해내 실시한 SK 내외야수들의 시프트에 따른 호수비도 좋았지만 투수진의 컨트롤이 뛰어났다. 수비 시프트란 것이 투수들의 컨트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SK 투수들은 박경완의 노련한 리드에 따라 원하는 곳으로 승부했고 수비수들이 이에 따라 잘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결국 SK의 막강 수비력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볼배합을 분석해서 대응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두산 주전 포수 채상병의 투수 리드와 볼배합을 캐치해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듯이 상대 팀들도 SK의 볼배합을 연구하고 대응해야 한다.
FA가 되는 김재현과 이진영의 거취가 변수이지만 당분간 SK 독주체제는 계속될 것이 확실시 된다. 내년에는 주포 이호준이 복귀하고 거듭된 강훈련으로 백업멤버들의 실력이 향상될 SK를 꺾기 위해서 다른 팀들은 더욱 분발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강공일변도로 맞대응을 하기 보다는 다양한 변칙 작전과 임기 응변으로 SK의 컴퓨터 야구에 맞서야 승산이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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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분석으로 수비 시프트를 실현한 SK 내야진과 배터리가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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