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성근 재계약, 합리적인 선 지킬 것"
OSEN 기자
발행 2008.11.03 10: 59

"이왕 3년 더 모시기로 결정한 만큼 편하고 기분좋게 해드리고 싶다". SK 와이번스 신영철 사장이 '3년 보장, 감독 최고 대우'라고 밝힌 김성근 감독과의 재계약 문제와 관련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사장은 "이번 주 감독님을 만나 뵙고 한국시리즈를 잘 치러주신데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할 것"이라고 말한 뒤 "그 때 구체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을 기회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미 '3년간 최고 대우'라는 말을 해놓은 상태인 만큼 서두르지 않고 협의할 생각이다. 아시아시리즈가 열리는 일본에서도 이야기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이미 김 감독에게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제시해 놓은 상태다. 지난 9월 29일 김 감독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 3년간 총 17억 원을 제시했다. 계약금 5억 원에 연봉은 4억 원씩. 이는 LG 김재박 감독이 현대에서 옮기며 받은 3년간 15억 5000만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3억 5000만 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에 신 사장은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부부와도 갈등이 있는데 하물며 감독님과도 그렇지 않았겠냐"며 김 감독이 이같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암시한 후 "지금은 그런 갈등을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신 사장은 SK 사령탑에 김 감독을 앉히는 과정에서 3년이 아닌 2년 계약을 맺은 이유에 대해 털어놓았다. "빠른 기간 안에 성과를 내고 싶은 일종의 승부욕이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도 승부사였기에 이런 내 마음을 이해해주셨다"며 "2년 동안 서로 잘 참아 온 만큼 감독님과 SK는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계약에 대한 주도권은 SK가 아닌 김성근 감독이 쥐고 있다. SK가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결과와 상관없이" 3년간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지만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경문 감독의 두산을 꺾고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해 주가가 한층 뛰었다. 아시아시리즈에서마저 좋은 성적을 낼 경우의 프리미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신 사장도 "점점 감독님에게 더 좋은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지 않는가"라고 인정한 후 "감독님을 모셔올 때부터 한국에서 꼭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SK가 그런 것들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다"며 전향적인 자세로 계약에 임할 것임을 나타냈다. 하지만 계약 내용은 합리적이고 정서에 맞는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아직 협의 기간이 남은 만큼 SK 야구단만 생각해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다른 7개 구단의 분위기, 국내 경제 악화, 기업 이미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더구나 모기업인 SK 텔레콤이 받을 수 있는 압박감까지 고려, 적정 수준에서 계약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스포테인먼트를 내세워 부풀려진 몸값 거품을 걷어내는데 앞장 섰던 SK로서는 김 감독과의 계약 금액이 커질 경우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여기에 언론들이 '몸값 경쟁'을 부추길 경우 예상치 못한 결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모기업에서 타쓰는 한정된 구단 운영금에서 김 감독의 몫이 커질 경우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다른 구단과는 달리 SK는 감독 선임과 관련해 모기업에서의 입김은 작용하지 않는다. 그 만큼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야구단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이 SK 기업 문화로 알려져 있다. SK와 김 감독이 합리적인 선을 지키는 성공적인 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letmeout@osen.co.kr 최태원 회장-김성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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