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이 아플 지경이다". SK 김성근(66) 감독이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 내정설에 대해 고민스런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은 4일 OSEN과의 통화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가 WBC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다는 설에 대해 "아직 그런 얘기를 들은 바 없다"면서 "지금 현재 내 마음 속에는 그런 제의를 받는다 해도 수락할 의사가 없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오는 13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 2008 출장을 앞두고 있는 김 감독은 이날부터 인천 문학구장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나선다. 그러나 정작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에 따른 인사를 다니느라 눈코 뜰 새가 없는 형편이다. 게다가 그동안 각종 행정에 직언을 마다하지 않아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했던 KBO가 자신을 WBC 대표팀에 앉힌다고 한 것도 어쩔 수 없이 떠넘겨받는 듯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 한국시리즈 직후에도 WBC 대표팀 감독직 의사를 묻는 질문에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자리"라고 애둘러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감독은 "김경문 두산 감독이 왜 WBC 감독을 맡지 않으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SK에 패한 김경문 감독이 과연 WBC 감독직을 맡을 형편인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긴 했지만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 WBC 사령탑을 맡아야 한다"고 일찌감치 고사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만약 김성근 감독이 이 같은 제의를 뿌리칠 경우 WBC 대표 감독직 인선 문제는 한동안 표류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