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이 낳은 산물, ‘불륜 드라마’
OSEN 기자
발행 2008.11.04 09: 55

배우 장서희 3년 만의 안방 복귀작인 SBS 새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김순옥 극본, 오세강 연출)이 3일 베일을 벗었다. 불륜, 배신, 복수 등 자극적인 소재로 똘똘 뭉친 이 드라마는 시작 전부터 논란을 예고했지만 결국 ‘불륜은 통한다’는 공식을 입증이라도 하듯 12% 시청률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아내의 유혹’은 현모양처였던 아내 은재(장서희 분)가 남편(변우민 분)과 불륜에 빠진 친구 애리(김서형 분)에게 복수하며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첫 방송에서는 교빈(변우민 분)이 은재와 강제 결혼한 후에도 내연녀에게 돈을 주고 낙태를 시키는 가 하면 여직원 성희롱, 불륜 은폐하기 위해 은재를 죽이려 하는 장면까지 등장했다. 시청자들은 “또 하나의 자극적인 불륜 드라마가 탄생했다”며 비난했지만 결국 고무적인 시청률로 ‘성공작’임을 입증시킨 것이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아침드라마 ‘난 네게 반했어’는 불륜과 복수가 주를 이루는 아침드라마 시장에서 ‘불륜 없는 건강하고 건전한 드라마로 유쾌한 아침을 열겠다’는 포부로 제작됐다. 하지만 방송 3사, 4편의 일일드라마 중 시청률 꼴찌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후속작 ‘아내와 여자’는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 불륜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연출을 맡은 전성홍 PD는 드라마 제작 발표회에서 “사실 불륜 드라마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청자와 회사(방송국)이 원하는 것 같다”며 조심스레 속내를 털어놓은 바 있다. 결국 자극적인 소재 드라마는 비난과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높은 시청률은 드라마를 보는 사람, 즐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에덴의 동쪽’이 진부하고 극적인 스토리로, ‘타짜’가 자극적인 소재로 비난을 사고 있지만 결국 웰메이드 드라마로 불리는 ‘그들이 사는 세상’에 압도적인 차이로 시청률이 앞서고 있다. SBS ‘조강지처 클럽’도 평균 30%대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했다. 김수현 작가는 ‘내 남자의 여자’ 집필 계기를 “다들 불륜, 불륜 하는데 진짜 불륜 드라마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어 내가 직접 쓰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불륜 드라마 중 어떤 게 작품성이 더 뛰어난지 판가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판단의 척도는 시청률 밖에 없다. 대중성(혹은 상업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갖는 오락성을 생각할 때 자극적인 소재의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도 시청자들의 비난 받아야 하는지, 잘 만들어진 드라마가 ‘애국가 시청률’로도 옹호 받아야 하는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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