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매' 박석민(23, 삼성)이 내년부터 꿈에도 그리던 배번을 달게 됐다. 대구고 시절 18번을 사용했던 박석민은 18번의 주인 정홍준(25, 투수)이 군입대를 하는 바람에 행운을 누리게 된 것. 정홍준도 18번과 관련된 일화가 있다. 경북고-영남대를 거쳐 지난 2006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정홍준은 입단 직후 "배번을 고르라"는 구단 직원의 지시에 주저없이 18번을 골랐다. 18번은 선동렬 삼성 감독의 현역 시절 배번. 국보급 투수의 이미지 때문일까. 선뜻 18번을 원하는 선수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정홍준이 겁없이(?) 지목한 셈. 지난해 11월 상무에서 제대한 뒤 팀에 복귀한 박석민은 8번을 사용했다. 그러나 허전함을 감출 수 없었다. 당시 박석민은 데뷔 첫해(2004년) 사용했던 35번을 달 계획이었으나 '특급 용병(웨스 오버뮬러)이 사용할 배번'이라는 구단 관계자의 설명에 따라 아쉬움을 뒤로 한채 8번을 달게 됐다. 박석민의 18번 사랑은 시즌 중에도 드러났다. 그는 헬멧 뒷편에 붙여진 배번 '8' 앞에 '1'을 추가했다. 그는 "1자 스티커가 하나 남길래 붙였어요"라고 설명했지만 18번을 향한 그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지난 3일 선수단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경산 볼파크로 향하는 도중 김정수 1군 매니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김 매니저는 "박석민, 18번 달래"라고 묻자 박석민은 주저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참 좋네요. 등번호 때문에 전화도 주시고". 박석민이 내년 시즌 18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