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대호 객원기자] "프로야구를 거꾸로 몰고 가는 단장회의를 없애야 한다." 김성근(66) SK 감독의 쓴소리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거침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4일 "현장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의 표본인 단장회의를 없애고 감독자회의에서 경기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지난 3일 OSEN과의 인터뷰에선 해외 마무리훈련 금지를 결정한 단장회의를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김성근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끝나자 작심한 듯 올 시즌 단장회의에서 빚어진 오류를 조목조목 짚어내면서 '독설'을 퍼붓고 있다. 김 감독이 제시하고 있는 단장회의의 그릇된 결정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제한 연장제 도입 FA제도 원칙고수 올스타전 예비일 폐지 더블헤더 부활 메리트제도 폐지 해외 마무리훈련 금지 등이 대표적인 사항들이다. 김 감독이 시즌 중 거론했거나 문제 삼고 있는 위 조항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거나 현실성이 떨어진 생색내기용에 그친 것들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몇 해 전부터 단장회의에서 경기운영과 관련된 사항들을 결정해 시행해 오고 있다. 당초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현장과의 조율을 전혀 거치지 않은 채 독단적인 처리가 이어지면서 구단 내 불협화음은 물론 시즌 운영에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이 때문에 일선 감독들은 시즌 중에도 단장회의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김성근 감독의 주장처럼 시즌 운영과 관련된 사항들은 감독자들의 모임에서 결정하는 것이 훨씬 현실성 있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견해도 많다. 김성근 감독이 단장회의를 향해 날 선 칼을 들이댄 것도 8개 구단 감독 가운데 최고 연장자로서 잘못된 현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성근 감독의 이 같은 목소리가 KBO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