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WBC 결정은 김성근 감독의 몫"
OSEN 기자
발행 2008.11.05 10: 30

"모든 결정은 김성근 감독에게 달려 있다". SK 김성근(66) 감독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했다. 이에 소속팀 SK의 신영철 사장은 5일 오전 OSEN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감독님이 어떤 결정을 하시든 구단 입장에서는 그 뜻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속팀의 수장 입장에서 부담을 느낄 수도 있는 김 감독이 내린 결정에 대해 조건없이 수용하고 전적으로 동의하겠다는 뜻이다. 그만큼 김 감독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2년간의 계약이 종료되는 김 감독에게 '3년간 감독 최고 대우'를 약속한 신 사장은 2년 동안 김 감독에게 물심양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 결과 까다롭기로 소문난 김성근 감독과 가장 잘 조화를 이룬 프런트로 인정받았고 한국시리즈 2연패라는 금자탑도 쌓았다. 김 감독에 대한 남다른 믿음과 신뢰를 표시하고 있는 신 사장은 "WBC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감독님이 먼저 구단 입장에 대해 물어오신다면 모르겠지만 일단 결정을 하셨다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SK 입장에서는 김 감독이 WBC 대표팀 사령탑을 맡는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을 수 있다. 이번 WBC는 전문가들 대부분이 1회 대회와는 달리 벅찬 일정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김인식 감독이 이끈 첫 WBC 대표팀은 '세계 4강 신화'를 이뤄 야구팬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여 놓은 상태다. 자칫 예선 탈락이라도 한다면 쏟아지는 지탄을 감수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김경문 감독에 대한 부담도 따른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김경문 감독이 계속해서 맡을 줄 알았던 WBC 대표 사령탑이 밀리듯 김성근 감독에게 넘어 온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금메달을 따낸 감독과 직접 비교를 당해 한국시리즈 2연패 명성에 흠집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 사장은 이 같은 모든 구단 입장을 뒤로 한 채 오직 김 감독의 결정에 따르기로 결정했다. 김 감독은 지난 4일 오후 만난 윤동균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으로부터 WBC 대표팀 감독직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러나 평소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던 김 감독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다시 한 번 고개를 가로저었다. 윤 위원장과 만남을 가진 후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후 링거 주사만 두 번이나 맞을 정도로 지쳐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 감독 성격상 100% 전력해도 모자랄 판에 스스로 준비가 안돼 있다는 것이 고사를 택한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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