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열린 2008 FA 시장, ‘편법 난무’가 예상된다
OSEN 기자
발행 2008.11.05 10: 30

자승자박이다. 애초부터 룰을 잘못 만들어놓고 그 룰을 뒤늦게 지키자고 하니 이해관계가 상충돼 지켜질 리가 없다. 2008 FA 시장이 5일 자격선수 27명 공시를 시작으로 개시됐다. 굵직한 대어급들이 많은 올해 FA 시장은 벌써부터 야구 규약에 있는 ‘FA 룰’이 지켜질지 관심사다. 올해 초 ‘FA 거품’을 빼겠다며 구단들이 결의한 ‘룰대로’가 얼마나 지켜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구단 단장들은 ‘FA 계약금 불가, 연봉 50% 이상 인상 금지, 다년계약 금지’ 등 ‘3불 규약’을 올해부터는 고수하겠다고 결의했다. 그러면서 위반시 프런트는 5000만원의 제재금과 함께 2년 직무정지, 선수는 임의탈퇴라는 강력한 벌칙조항까지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올 FA 시장은 찬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의 큰 손인 삼성과 LG가 올해는 외부 FA 선수로 전력보강을 천명하고 있어 ‘3불 규약’이 지켜질지 미지수이다. 8일까지 권리 승인을 요청해야 하는 FA 자격 선수들도 목하 고민 중이다. 계약금도 없고 연봉도 최대 50% 인상에 불과하다면 굳이 FA를 선언할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일부는 일본 등 해외진출쪽을 알아보는 등 지금까지 편안하게 운동했던 현 소속팀에 눌러 앉아서 연봉 대박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프리 에이전트(FA)라는 본래의 의미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올해 무려 7명씩이나 FA 후보가 있는 히어로즈의 김시진 감독은 “올해는 FA를 선언하는 선수는 사전접촉 혐의를 받을 것이다. 다른 구단으로부터 사전에 언질을 받기 전에는 FA를 선언하기가 힘든 구조이다. 탬퍼링이지만 증거가 없으니 제재할 방법도 없다”면서 올해 과연 누가 FA를 선언하고 어느 팀으로 가는지 지켜보겠다는 태도이다. 일부 구단들도 ‘3불 규약’이 지켜지기가 힘들다는 의견이다. 전력보강을 위해 꼭 영입해야 하는 선수를 데려오려면 ‘대박계약’을 안겨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편법으로 ‘3불 규약’을 빠져나가는 방안들에 대해 머리를 짜고 있다. 현재까지 구단들 사이에서 떠돌고 있는 편법은 계약금은 다음 년도 연봉에 보전 그룹 계열사 광고출연으로 계약금 보상 충분히 달성 가능한 인센티브로 보상 연봉 인상은 첫 해는 50%, 그리고 다음 년도부터 대폭 인상 4년 계약 이면 보장 등이다. 이 정도 방안이면 원하는 FA 선수를 붙잡는데 충분할 것으로 구단들은 예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겉포장은 ‘FA 계약 준수’이나 실질적으로는 ‘대박 계약’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첫 해 연봉만 발표하는 계약서상으로는 평범한 FA 계약이나 이면에서는 4년간 수십억이 보장되는 FA 대박 계약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당사자들이 입을 닫고 이면 계약서를 감추면 제재도 피할 수 있다. 한마디로 ‘편법 난무’가 예상되는 2008 FA 시장이다. 이럴 바에는 FA 본래 의미대로 좀 더 많은 선수들에게 계약자유의 기회를 제공하며 몸값을 낮출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데 주력하는 것이 낫다. 해외 진출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특급 선수들의 발길도 붙잡을 수 있는 합리적인 FA 시장이 조성되기를 기대해본다. sun@osen.co.kr 홍성흔-손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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