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OR타선'이 불패 신화를 자랑하고 있다. OR 타선은 3번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와 4번타자 알렉스 라미레스를 지칭하는 단어이다. 이들은 이번 시즌 함께 홈런을 날린 경기에서 무패를 자랑하고 있다. 사실 3번타자와 4번타자의 홈런이 터지는 경우 지기 힘들다. 그러나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는 점이 경이롭다. 이들은 일본시리즈에서도 OR 신화를 이어갔다. 지난 4일 세이부돔에서 열린 3차전에서 나란히 솔로홈런을 터트려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라미레스는 4-0으로 앞선 6회 좌월 솔로홈런, 오가사와라는 5-4로 쫓긴 7회 우월솔로홈런을 날렸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럴 경우 '아베크(avec) 홈런'이라는 표현을 쓴다. 동반홈런이라는 의미이다. 두 선수는 이번까지 동반홈런을 모두 17차례 터트렸다. 물론 팀은 전승을 거두었다. 이번 일본시리즈에서도 유감없이 OR 동반포의 위력을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5번타자 이승엽과의 트리오 홈런포는 자주 나오지 않았다. 이승엽이 올해 오가사와라, 라미레스와 함께 동시에 홈런을 터트린 경우는 두 차례 있었다. 정규시즌에서는 지난 9월20일 한신과의 경기에서 9-1 승리를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지난 10월23일 주니치와의 클라이맥스시리즈 2스테이지 2차전에서 나란히 홈런을 날려 11-2 대승리를 거두었다. 이왕이면 '공포의 ORL 타선'으로 이어졌다면 더욱 보기 좋았겠지만 이승엽이 이들과는 엇박자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한 때 이승엽은 4번타자와 오가사와라와 OL 타선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현재는 OL이 아닌 OR타선이 요미우리 타선을 지배하고 있다. 앞에서 펑펑 쳐대는 이들의 홈런포를 보는 것도 흥미롭다. 그러나 이들보다는 일본시리즈에서 침묵을 지키는 이승엽의 동반폭발이 더욱 기다려진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