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대호 객원기자]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에 5일 선임된 김인식(61) 한화 감독의 승낙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대표팀 사령탑에 지명된 사실을 통보받은 김 감독은 즉답을 하지 않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식 감독은 김경문 두산 감독과 김성근 SK 감독이 잇달아 고사하는 등 대표팀 사령탑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시점에서 쉽사리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형편이다. KBO가 고심 끝에 자신을 선택한 것을 알고 있지만 김 감독 역시 여러 가지 사정상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팀 사정이다. 올 시즌 막판 추락으로 충격적인 5위로 마감한 김 감독은 마무리 훈련부터 이례적으로 선수들을 직접 독려하며 와신상담하고 있는 중이다. 내년에 상위권으로 다시 진입하기 위해선 대대적인 팀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김 감독이 한 눈을 팔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김 감독은 마무리 훈련을 시작하면서 "투수진의 개편과 보완, 노쇠화된 팀 색체의 변화 등 올 겨울엔 할 일이 태산"이라고 밝혔다. 더군다나 내년은 김인식 감독의 계약이 끝나는 시점이다. 반드시 팀 성적을 올려야 할 절대 절명의 시즌이다. 여기에 건강상태도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인식 감독의 WBC 사령탑 선임 소식을 접한 한화 구단 직원들은 매우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마침 5일 1박2일로 경주에 워크샵을 다녀온 구단 직원들은 차후 일어날 지 모를 어수선한 선수단 분위기를 걱정하는 눈치다. 지난 2006년에도 WBC 감독으로 자리를 비운 뒤 정상 위치로 돌아오는데 한참 동안의 시일이 걸렸던 기억을 갖고 있는 한화 구단으로선 '왜 하필 우리 팀만'이라는 하소연을 할 만하다. 특히 내년 시즌엔 팀 정비와 재도약이라는 2가지 과제를 안고 있는 한화 구단으로선 김인식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차출을 과연 흔쾌히 허락할 지도 미지수다. 김인식 감독이 KBO에 답변을 미루고 있는 것도 구단과의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