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다시 한 번 성남을 꺾으며 천적임을 증명했다. 포항은 5일 오후 7시 30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성남과의 FA컵 8강전에서 한 골씩을 주고받은 채 1-1로 비겼으나 승부차기에서 8-7로 승리했다. 이로써 포항은 지난해 8월 이후 9경기에서 7승 2무로 절대적인 우위를 과시했을 뿐만 아니라 1996년 FA컵 원년 이후 두 번째 우승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성남과 포항의 질긴 인연을 고려했을 때 팽팽한 접전이 펼쳐질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FA컵 준결승을 향한 고비였을 뿐만 아니라 플레이오프 등 향후 경기를 고려하면 양 팀 모두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전반 기선을 제압한 쪽은 성남이었다. 두두와 모따, 아르체가 좌우 측면을 파고들면서 올리는 날카로운 크로스에 포항의 수비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반 17분 두두가 올린 크로스를 조성환이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자책골이 될 뻔한 모습을 보이는 등 성남은 공세를 주도했다. 포항도 최효진을 전방에 배치하면서 빠른 역습을 펼쳤으나 선제골은 성남의 몫이었다. 성남은 전반 33분 왼쪽 측면에서 두두가 연결한 침투 패스를 받은 모따가 왼발로 가볍게 포항의 골망을 가르며 앞서갔다. 당황한 포항은 전반 38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노병준을 투입하는 등 승부수를 띄웠으나 성남의 파울을 각오한 수비를 뚫을 수는 없었다. 오히려 승부의 추를 바꾼 것은 후반 이후 일어나 몇 차례 사건이었다. 하프타임 성남 진영에서 돌연 스프링쿨러가 작동되면서 지연된 경기는 후반 15분 김영철이 남궁도의 허벅지를 차며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극적으로 요동쳤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거칠게 항의하며 선수들을 불러모으는 과정에서 퇴장을 면치 못했고 후반 37분 노병준의 크로스를 받은 남궁도가 헤딩으로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후 양 팀은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 공세를 펼쳤으나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승부차기였다. 승부차기에서도 일진일퇴를 이어간 양 팀의 승부가 결정된 것은 9번째 킥커에서였다. 포항은 김재성이 김영광의 예상과는 반대편으로 골을 성공시킨 반면 성남은 박재용이 김지혁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경기는 포항의 승리로 결정됐다. ■ 5일 전적 ▲ 포항 포항 스틸러스 1 (0-1 1-0) 1 성남 일화 △ 득점 = 전 33 모따(성남) 후 37 남궁도(포항)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