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하기 힘드네'. 스프링글러 오작동에 퇴장의혹까지 힘겨운 FA컵 8강전. 포항 스틸러스와 성남 일화의 FA컵 8강전이 열린 5일 포항 스틸야드. 성남이 전반 33분 모따의 선제골로 앞서가는 상황에서 후반전을 준비하던 하프타임, 뜻밖의 사건이 일어났다. 돌연 스프링클러가 작동한 것. 경기 전 빠른 공수 전개를 위해 물을 뿌리는 경우는 있어도 경기 도중 물을 뿌렸다는 점에서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포항의 관계자는 "경기장을 관리하는 측에서 타이머로 스프링클러를 작동시킨 것 같다. 아무래도 오작동이 아닌 가 싶다"고 설명했으나 하필이면 그 자리가 후반전 성남이 수비하던 지역이었던 지점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성남 측은 스프링클러가 경기장 전역에서 작동한 것이 아닌 성남 진영에서만 작동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며 경기 재개를 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경기는 재개됐으나 포항 진영에서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는 해프닝은 필수였다. 그러나 이 날의 사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15분 성남의 주장 김영철이 교체 투입된 남궁도를 발로 가격하면서 퇴장 당하자 다시 한 번 경기는 중지됐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선수들을 불러 모으며 다시 한 번 윤석빈 주심 및 김덕길 감독관에게 "우리가 지라고 하는 데 뭐하러 경기를 하는가"라고 강한 항의를 했다. 이후 김학범 감독은 선수들과 파이팅을 외치며 경기 재개의 의사를 밝혔지만 이번에는 심판 측에서 퇴장을 요구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에서 포항이 성남을 꺾었지만 그저 축하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은 경기였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