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개인 가치'와 '팀 성적'의 아쉬움
OSEN 기자
발행 2008.11.06 10: 44

2008시즌 가장 가치 있는 활약을 선보인 타자는 누구였을까. 8개 구단의 타자들 또한 너나할 것 없이 구슬땀을 흘렸으나 세부 기록을 살펴봤을때 단연 돋보인 타자는 바로 한화 이글스의 '주포' 김태균(26)이었다. 올시즌 3할2푼4리(5위) 31홈런(1위) 92타점(4위)를 기록하며 5년 만에 30홈런 고지에 등정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태균이었지만 그의 2008시즌은 그리 밝지 못했다. 소속팀 한화가 4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팀이 5위에 그치는 바람에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이름을 올린 그의 득표수에도 한계가 있다. 김태균은 세부 기록 면에서 더욱 빛을 발한 선수다. 출루율 4할1푼7리(3위)와 장타율 6할2푼2리(1위)를 기록한 김태균은 올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유일하게 OPS 1(1.039)을 넘긴 타자였다. 장타력과 출루 능력을 모두 갖춘 김태균의 득점 창출능력(Run Created)은 총 101.02점으로 김현수(20. 두산-105.58점)에 이어 2위였다. 또한 김태균의 득점 창출력을 27개의 아웃카운트로 세분한 점수는 9.40에 달하며 전체 타자들 중 1위를 기록했다. 쉽게 말했을 때 한화 라인업을 김태균 급 타자 9명으로 내세웠다면 경기당 9.40점을 뽑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출루 능력에 가중치를 두며 후속 타자와의 연계성을 중시한 GPA(Gross Production Average-(출루율*1.8+장타율)/4)서도 김태균은 3할4푼3리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서 중시되고 있는 GPA 지수는 3할만 넘어도 탁월한 타자로 평가받는다. 득점권 상황서도 김태균의 방망이는 빛났다. 올시즌 당겨치기보다 배트 중심에 맞춰 밀어치는 타구를 자주 선보였던 김태균은 3할7푼8리(111타수 42안타) 9홈런 64타점의 득점권 성적을 기록하며 4번 타자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톱타자 추승우(29)와 3번 타자 덕 클락(32)이 구축한 '시계추 듀오'가 부진에 빠졌던 9월에도 김태균은 3할3푼8리(68타수 23안타) 3홈런 6타점으로 고군 분투했다. 물론 구장 효과로 따져보면 그에게도 불리한 점은 있다. 규모가 작은 대전과 청주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던 김태균은 홈 구장서 22홈런 57타점을 기록하며 7할1푼1리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반면 원정경기서 그의 장타력은 9홈런 35타점으로 장타율 5할4푼에 그쳤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홈경기서의 장타율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김태균의 성적을 폄하할 수는 없다. 김태균의 방망이는 원정에서 더욱 정확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홈경기 타율 3할1푼5리(197타수 62안타)를 기록했던 그는 원정서 3할3푼3리(213타수 71안타)를 기록하며 정확한 타격을 선보였다. 잠수함 투수를 상대로 2할8푼9리(45타수 13안타)를 기록했을 뿐 좌,우 투수들을 상대로 모두 3할2푼9리를 기록하며 투수를 가리지 않은 타자였다는 점 또한 김태균의 최대 미덕이었다. 활약이 이어질 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던 그의 별명만큼 김태균의 활약은 굉장한 가치가 있었다. 5위에 그친 팀 성적으로 인해 MVP 레이스서 후위로 밀려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태균이지만 선수 본인의 활약이 찬란하게 빛났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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