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人 이승엽 부활, 하라 감독 결단에 달렸다
OSEN 기자
발행 2008.11.07 09: 53

다시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는 이승엽(32.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부활은 결국 하라 다쓰노리(50) 감독의 결정에 달렸다. 이승엽의 소속팀 요미우리가 6년만의 일본시리즈 정상에 1승만을 남겨뒀다. 요미우리는 6일 사이타마현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즈와의 일본프로야구 일본시리즈 5차전에서 7-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을 3승 2패로 만들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이제 오는 8일과 9일 홈구장인 도쿄돔으로 옮겨 치르는 6, 7차전에서 1승만 거두면 일본시리즈 정상을 밟게 된다. 하지만 이승엽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전날까지 일본시리즈 4경기에서 12타수 1안타에 8삼진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9회 대타로 나와 몸에 맞는 볼로 걸어나간 후 스즈키 다카히로의 스퀴즈 번트로 득점, 승리에 기여했다. 이 스퀴즈에 의한 득점은 요미우리가 일본시리즈 사상 40년만에 성공시킨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승부가 기운 시점으로 큰 임팩트는 없었다. 경기 후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거인, 다시 짠 타순으로 7회 거침없는 연타 행진을 펼쳤다', '행운의 7회'라며 하라 감독의 용병술을 칭찬하고 나섰다.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면 사실상 진작 부진한 이승엽을 빼지 그랬냐는 뉘앙스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승엽 대신 5번 타자로 나선 아베 신노스케는 어깨 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에서 두 번의 동점타를 쳐냈다. 또 1루수에는 이승엽 대신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를 기용했고 3루수로 와키야 료타를 기용한 것도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와키야는 2-2로 팽팽하던 7회 좌중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3루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하라 감독은 "컨디션을 봐서 가장 파워를 실을 수 있는 선수가 누구인지 생각해서 타순을 짤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일본 언론들은 단기전에서 특유의 빠른 판단력이 작용했다고 평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부활을 노리는 이승엽이 다시 선발 라인업에 들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선발 라인업에 다시 드는 것이 중요하다. 대타로 출장해 극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도 있지만 경기 중 갑자기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 결국 하라 감독의 결단이 다시 필요한 때다. 그동안 하라 감독은 이승엽이 어려울 때 여러 차례 손을 내밀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의 국가에 수모를 안긴 이승엽이었지만 주위를 의식하지 않은 채 소신대로 2군에서 이승엽을 끌어올렸다. 이승엽 역시 이에 보답하듯 결정적인 순간 하라 감독에게 보답했다. 전설을 만든 13경기차 역전 우승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과연 하라 감독이 다시 이승엽에게 기회를 줄지, 그리고 극적인 장면의 달인 이승엽이 이런 하라 감독에 보답하며 생애 두 번째 일본시리즈 정상에 오를지도 궁금해진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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