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드라마 국장이 7일 회동을 갖고 배우 출연료 상한선을 만들기 위한 협의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은 회당 출연료 최고 1500만원 선이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눈 가리고 아웅 격”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외주 제작이 대부분인 제작 현실에서 출연료 상한가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현재 방송국 외주 제작 비율은 KBS, MBC가 70~80%선이며 SBS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해당한다. 하지만 방송 3사에서 정한 출연료 상한가에 적용되는 사람은 자체제작 드라마 출연진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방송사 자체제작 드라마가 늘지 않는 한 사실상 무용 지물이 된다.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최근 모 배우가 출연료를 자진 삭감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스타들에게는 끊임없이 작품 제의가 들어오기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게다가 업계 불황이 계속 되면서 소속사 측에서는 스타 출연료로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 하기 때문에 출연료 삭감은 쉽지 않다. 또 출연료는 배우들의 자존심과 연결된 배우 민감한 문제다”고 설명했다.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감에서 공개된 바에 따르면 MBC ‘여우야 뭐하니’(2006년)에 출연했던 고현정은 회당 2500만원, MBC ‘커피프린스 1호점’(2007년) 윤은혜는 회당 20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톱스타들 중에는 5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의 출연료를 받은 사람도 많다. 관계자들은 “외주제작 드라마 출연료가 1500만원이면 누가 출연하겠냐”며 적용되기 힘들 것을 예상했다.
결국 출연료 상한제를 바탕으로 제작비가 삭감 책정될 가능성이 크고 외주 제작사는 줄어든 제작비로 톱스타에게 거액의 개런티를 줘야 하기 때문에 제작 환경은 더욱 열악해 질 가능성이 크다.
드라마 제작이 줄어 들면서 연예기획사측은 소위 말하는 ‘놀고 있는 배우’가 늘고 몇몇 톱스타가 사실상 회사의 재정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커진 것도 문제다.
출연료 상한제는 방송 3사 드라마팀 관계자들끼리 모여 논의할 문제라기 보다는 배우와 연예 기획사, 외주 제작사 등 관련 업체의 공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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