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버메트리션, 美 대선 족집게 예측 화제
OSEN 기자
발행 2008.11.08 07: 03

[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미국 야구계의 대표적인 통계 마니아들이 최근 끝난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히 예측해 화제가 되고 있다. 90년대부터 부상한 세이버메트릭스 진영의 대표주자인 <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BP) >는 선거 운동 기간부터 각종 여론조사를 첨단 통계 기법으로 분석해 결과를 족집게처럼 맞췄다. BP의 운영자 중 한 명인 네이트 실버가 만든 인터넷 사이트(http://www.fivethirtyeight.com/)에 따르면 오바마는 개표 이전부터 득표율 52.3%로 선거인단 349명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집계가 거의 마무리된 현재 오바마는 실제 득표율 53%와 선거인단 364명을 확보해 당선이 확정됐다. 대표적인 야구 통계 분석가인 실버가 분야가 전혀 다른 정치 관련 사이트를 개설한 이유는 단순하다. 야구처럼 정치에서도 통계를 제대로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다. 실버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그간 언론은 야구 통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런 현상을 바꾸기 위해 우리는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는데, 정치 분야에서 통계를 제대로 사용하도록 촉구하는 것은 야구보다 5배나 힘들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통계를 이용해 결과를 예측한다는 점에선 정치가 오히려 야구보다 쉬웠다고 한다. 실버는 "야구는 현역 메이저리거만 750명에 달하고, 통계 분야도 30개나 된다. 하지만 정치는 한 번의 선거와 제한된 여론조사만 있을 뿐"이라며 "정치가 야구보다 훨씬 덜 복잡하다"고 말했다. 야구와 정치는 통계적으로 파악할 때 닮은 부분도 있다. 성적이 비슷한 야구 선수를 쉽게 비교할 수 있듯, 인구분포에 따른 상관관계가 달은 주의 결과도 예측이 가능하다. 실버는 "오하이오와 펜실배니아를 예로 들면 두 주는 인구 분포가 상당히 흡사하다. 오바마나 매케인이 이 가운데 한 주에서 지지율이 높으면 다른 주도 같은 트렌드를 나타낸다"며 "하지만 예외도 있다. 스즈키 이치로의 기록이 다른 선수들고는 전혀 다르듯이 플로리다, 웨스트 버지니아처럼 타 주와 동떨어진 성향을 나타내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실버는 매케인을 올 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 오바마는 그가 좋아하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닮았다고 했다. "휴스턴은 슬로스타트로 시작해 8월에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올리더니 시즌 막판 완전히 붕괴했다. 매케인과 똑같다"면서 "반대로 오바마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꾸준히 올린 점, 하지만 쉬운 승부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화이트삭스를 연상케 한다"고 했다. 유스넷 토론 그룹 RSB(rec.sport.baseball)에서 알게된 야구 통계 마나이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BP는 매년 연감을 발간하며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꾸준히 각종 야구 기록을 분석하고 있다. 피터 개먼스 ESPN 칼럼니스트 등 영향력 있는 야구계 인사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타임과 뉴스위크 등의 매체에 대서특필된 바 있다. 특히 이들이 고안해낸 EQA(구장과 리그 환경을 고려한 타격 능력)와 VORP(대체 가능한 선수와 비교한 선수 평가) 등의 통계는 웬만한 야구팬이라면 줄줄 꿰고 있을 정도로 큰 각광을 받고 있다. 한편 인터넷 야구 통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이트로는 베이스볼 레퍼런스(http://www.baseball-reference.com/)가 있다. 레퍼런스는 RSB에서 활동했지만 BP에 합류하지 않고 대학 교수의 길을 선택한 션 포먼이 만든 선수 기록 사이트. 야구팬은 물론 기자, 구단 관계자들이 반드시 찾는 사이트로 성장해 야구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workhors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