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이런 일이". 8일(한국 시간) 새벽 독일 쾰른 메세 8번홀 'WCG2008 GF'스타크래프트 경기장에서는 탄식 소리가 여기 저기 들렸다. 한국에서 건너와 경기를 지켜보던 e스포츠 관계자들과 팬들의 탄성소리였다. 반면 중국서 온 관계자들은 '짜요~'를 외치며 서로 손을 잡고 기뻐하는 모습. 마지막으로 경기를 치룬 송병구(20, 삼성전자)와 중국 루오시안의 얼굴에도 극명한 차이가 엇갈렸다. 승리한 송병구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화면만 보고 있었고, 패배한 루오시안은 승자의 얼굴로 패배를 기뻐하고 있었다. 결국 이 경기의 결과로 송병구는 H조 1위를 차지해 8강에 진출할 경우 이제동과 피할 수 없는 일전을 치르게 됐다. 경기가 끝난 후 가진 인터뷰서 송병구는 루오시안의 노골적인 져주기 경기에 심신이 피로한 기색이었다. 계속해서 리플레이를 확인하며 안타까운 얼굴만 계속 지었다. 그럴수 밖에 없는 이유가 그는 지난 WCG2007 8강전에서도 진영수를 누르고 올라간 바 있기 때문이다. 두 해 연속 한국 선수를 만나게 송병구는 "조 1위로 올라갔지만, 당연하거라 기쁘지 않다. 오히려 생각했던 갈라지기 프로젝트가 실패해 마음이 아프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경기를 봤느냐"며 "루오시안의 경기가 너무 노골적이었다. 랠리 포인트는 일부러 내 진영 쪽으로 지정해 병력을 일부러 잃어줬고, 8드라군을 일부러 이동시켜 체력이 거의 없는 4드라군에 져주기를 하니 생각했던 바를 이룰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16강전을 승리할 경우 이제동과 8강전을 치를 것에 대해 그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바로 연습하러 들어갈 생각이다. 피하고 싶었지만 만나게 된 이상 이겨야 한다"라며 "대회 2연패 보다는 우리 한국 선수들이 금은동 싹쓸이를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루지 못해 우울할 뿐이다. 지난 대회서도 8강서 (진)영수를 만났는데 이런 일이 또 생겨 너무 마음 아프다. 이기고 지든 승패에 상관없이 기쁘지 않을 것 같다. 설령 내가 지더라도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