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제에 선수 차출 원칙도 세워야 한다”. 내년 3월 열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한국야구 국가대표팀 구성을 놓고 진통이 잇따르고 있다. 사령탑 선임 문제를 놓고 ‘폭탄 돌리기’ 끝에 1회 대회 ‘4강 위업’을 이룬 김인식(61) 한화 이글스 감독이 결정된데 이어 현역 감독들 위주로 구상했던 코칭스태프 구성이 감독들의 고사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 야구를 위해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몸도 온전치 않은 가운데 대표팀 사령탑을 맡게 된 김인식 감독은 실망한 나머지 “이럴 바에는 WBC 하지 말자”며 야구계의 원칙 없는 행동에 씁쓸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KBO가 이사회를 소집해 대표팀 구성과 관련해 원칙을 정해야 한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감독 선임 등 원칙을 정해 명문화하고 구단들의 적극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역 감독들이 코칭스태프 참여에 난색을 표하면서 다음 선수 선발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걱정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미 일부 스타급 선수들은 개인 사정 등을 들어 WBC 출전이 힘들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식이면 선수 구성할 때 어려움이 예상된다. 부상이나 개인사정 혹은 팀 사정 등을 들어 대표팀 불참을 결정할 공산이 높아 적재적소에 최고 기량을 지닌 대표 선수를 선발하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현역 감독들을 코칭스태프로 구성해야 하는 한 이유이다. 소속팀 감독이 코치로 참여하면 선수들도 군소리 없이 대표팀에 참여해서 함께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들이 코치로 나서지 않는 다면 선수들도 여러 이유를 들어 대표팀 소집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선수단 구성에도 진통이 따르게 된다. 더욱이 내년 WBC에는 병역특례혜택도 없어 군미필자 유망주들의 출전을 독려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때는 치열했던 국가대표 선발이 WBC는 시들해질 전망이다. 선수 선발에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야구인들은 “이사회 등에서 선수 선발과 관련해서도 원칙을 세워야 한다. 이번 WBC에는 그동안 올림픽 등에서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들을 선발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혜택을 받은 선수는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대표팀에서 뛰도록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대만에서는 국제대회 메달 획득으로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들에게‘의무 대표기간’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위선양을 위해 희생정신으로 대표팀 사령탑을 떠맡은 김인식 감독을 본받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적극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거기에 제도화를 통해 앞으로 국제대회 대표팀 구성에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un@osen.co.kr 2006년 제1회 WBC에서 4강 위업을 달성한 한국야구 대표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