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를 눈앞에 두고 불의의 교통사고를 입었으나 재기를 향한 희망이 있기에 환한 미소는 변함없었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 지승민(30)이 대구구장 마운드에 오를 날을 기약하며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천안 북일고-한양대를 거쳐 지난 2001년 한화에 입단한 지승민은 2003년 삼성으로 이적한 뒤 이듬해 52경기에 등판, 3승 1패 17홀드(방어율 3.45)를 거두며 좌완 계투 요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2004년 프로야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병역 비리에 연루돼 경산시청에서 공익근무 요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해 가을 버스와 충돌하는 사고를 입었다. 사고 직후 갈비뼈 통증을 호소했으나 어깨 부상을 입을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7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지승민은 "그때 오른팔은 위로 뻗을 수 있으나 왼팔은 그렇지 않았다. 어깨 인대 5개 모두 파열돼 가슴 인대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불의의 사고로 선수 생명이 끝날 것이라는 절망에 빠졌던 그는 병원에서 '선수로 뛸 수 있다'는 진단을 받은 뒤 용기를 되찾았다. "아직 경기에 뛰지 못했지만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그때와 비교하면 천국이나 다름없다". 그는 교통사고를 '전화위복'이라고 표현하며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현재 어깨 보강 운동과 80m 이상 롱 토스 그리고 30~40개의 투구를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일부터 태국에서 담금질에 나설 예정인 지승민은 "따뜻한 곳에서 열심히 훈련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병역 비리에 연루됐던 정현욱(30)과 윤성환(27)은 그에게 희망을 안겨준 존재. 지승민은 사고 때문에 1년 늦지만 공익근무 요원으로 활동하면서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1군 복귀에 대해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언제 복귀하겠다는 것보다 내 컨디션을 100%로 만들어야 하다. 빠르고 늦은 것은 상관없다. 1군에서도 100%가 되지 않으면 부르지 않을 것이다. 유니폼을 입었으니 복귀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승민은 김용일 재활군 트레이닝 코치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김 코치님이 없었더라면 80m 롱토스와 피칭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복귀를 미룬 지승민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what@o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