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여, 비룡이 간다'. 드디어 상대가 결정됐다. SK 와이번스가 오는 13일부터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 시리즈 2008'에서 올 시즌 일본 최고 구단으로 등극한 세이부 라이온즈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아시아 최고 구단에 도전장을 내민다. 세이부는 9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8회 대역전극을 펼쳐 센트럴리그 챔피언이자 이승엽(32)의 소속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3-2로 물리쳤다. 7전4선승제로 펼친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일본 최고 팀이 됐다. 이로써 세이부는 지난 2004년 이후 4년만에 다시 일본시리즈 정상에 등극, 4개국(한국, 일본, 대만, 중국) 챔피언 대결도 합류를 결정지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해 4회째를 맞는 아시아 시리즈는 지난해까지 '코나미컵'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는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아시아 시리즈로 대회명이 결정됐다. 이 대회는 3회까지 우승을 모두 일본 구단이 휩쓸었다. 2005년 지바 롯데 마린스가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한 이후 2006년은 니혼햄 파이터스, 작년에는 주니치 드래건스가 각각 정상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선동렬 감독이 이끈 삼성이 2005년과 2006년 연속 챔프에 올라 우승컵을 노려봤지만 각각 준우승과 3위에 그쳤다. 작년 SK도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김성근(66) 감독이 이끈 SK는 일본에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우선 김광현을 앞세워 예선에서 주니치를 6-3으로 꺾었다. 일본팀을 상대로 한 이 대회 첫 승이었다. 1~3회 대회까지 전승으로 우승을 안았던 일본팀으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시아 최고로 자부했던 자존심이 무너졌다. 그럼에도 주니치는 SK를 결승에서 6-5로 꺾어 3년 연속 왕좌를 지켰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8회까지 5-5로 맞설 만큼 팽팽한 대결을 펼쳐 일본 열도를 긴장시켰다. 비록 팀은 달라졌지만 일본프로야구 챔피언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한국 챔피언으로서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올 시즌 내내 김성근 감독과 SK 선수들은 "코나미컵 우승이 목표"라고 밝혀 왔다.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무섭게 질주해왔다. 지난해 우승에 안주하지 않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이 된 것이다. 와타나베 히사노부(43) 감독이 이끄는 '젊은팀' 세이부도 만만치 않다. 감독은 물론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젊음이 넘칠 만큼 혈기와 왕성하다. 김성근 감독도 이런 세이부에 대해 "요미우리보다 더 까다로울 수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세이부는 1차전 승리 후 2~3차전을 요미우리에 내줘 위기에 몰렸다. 4차전을 승리했지만 5차전을 다시 내줬다. 그러나 6차전에서 균형을 이룬 후 7차전에서 결국 승리를 안았다. 경기 초반 0-2로 뒤졌지만 8회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팀 창단 후 13번째 일본시리즈 정복이다. 2년 연속 한국 챔피언으로 출전하는 SK가 세이부를 넘어 아시아 정상까지 우뚝 설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