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드라마 팬들은 어디로 갔을까
OSEN 기자
발행 2008.11.10 07: 53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주말 안방극장 시청률이 가을들어 썰렁하다. 불 꺼진 온돌방 마냥 아랫목까지 싸늘한 냉기가 가득찼다. 그 많던 주말 저녁의 드라마 시청자들은 다 어디로 간걸까. 11월의 두번째 토요일인 8일 저녁시간 TV 3사 드라마 시청률은 9월 한창 때에 비해 반토막나다시피 했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KBS 2TV 오후 8시 '내사랑 금지옥엽'이 AGB닐슨 조사 결과 20.1%로 간신히 20% 고지에 턱걸이한 수준이다. 9일 일요일에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드라마 최고시청률이 '유리의 성' 22.2%로 바뀌었고 '내사랑 금지옥엽'이 21.9%로 2위를 차지하는 등 모든 드라마들이 약간씩 오르는 데 머물렀다. 올 여름, 주말 드라마 경쟁이 뜨거웠을 때 '엄마가 뿔났다'와 '조강지처클럽'이 40%를 육박하는 시청률로 고공비행을 계속했던 것에 비하면 날개없이 추락했다. 현재 주말극 선두를 달리는 '내사랑 금지옥엽'의 시청률은 여름철 중위권 드라마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 그나마 '내사랑 금지옥엽'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주말 심야의 특별기회 드라마 폐지를 선언한 MBC는 오후 8시 '내인생의 황금기'가 12.7%(이하 8일 시청률 기준), 특별기회 '내여자'는 7.8%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주말 늦은 저녁 시간을 꽉 휘어잡았던 SBS도 오후 9시 '유리의 성' 18.1%, 이어지는 '가문의 영광' 17.1%로 들인 공에 비해서 얻는 결과물은 신통치 못하다. 이같은 드라마 시청률의 하락세는 제작비 감소를 불러오고 드라마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중이다. 현재 드라마 1편당 평균 제작비 1억5000만원 수준. 예능이나 교양 등 다른 장르와 비교할 때 투자 리스크가 크지만 예전만큼의 시청률 대박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관계자들의 한탄이다. 대박은 커녕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3~5%선까지 가라앉는 최악의 상황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웬만한 드라마면 두자릿수 시청률에 제작비 이상의 광고가 붙었던 좋은 시절은 벌써 호랑이 담배 피는 옛날 옛적 얘기다. 결국 방송 3사는 주말극 금요극 일일극 등을 잇따라 폐지하는 극약 처방에 들어갔으며 톱연기자의 출연료 상한선 제한에 합의했다. 드라마 천국으로 불렸던 대한민국 안방극장에서 드라마가 몰락하는 드라마같은 일이 펼쳐지는 셈이다. 그러나 시청자 불만은 다른 데서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주말극에는 불륜이나 신데렐라 스토리의 늘 뻔한 소재를 들고나오니 식상해서 채널을 돌리기 일쑤라는 지적이다. 진단과 처방이 다른 현실 속에서 찬바람 쌩쌩 부는 주말 안방극장 앞 자리에 언제쯤 온기가 돌아올지 궁금하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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