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36), 강혁(32) 등 실력을 갖춘 민완 가드들이 포진한 서울 삼성이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올 시즌서 10일 현재 3승 2패를 기록하며 대구 오리온스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라있는 삼성은 5경기 동안 총 100개의 턴오버를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턴오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9일 부산 KTF와의 경기서도 17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친 끝에 89-86으로 신승했다. 특히 포인트가드 이상민이 무려 8개의 턴오버를 범했다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상민은 이날 경기서 2쿼터 이후 주포 테렌스 레더(27)에게 한 템포 빠른 패스를 건네는 모습을 자주 선보였다. 이는 삼성이 내세운 국내 선수들의 신장이 KTF에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대 수비진이 모두 포진한 상황서 레더의 단독 포스트 플레이로는 승산이 많지 않다. 따라서 이상민은 상대 수비가 골밑으로 들어서지 못한 틈을 타 상대 림을 향해 달려드는 레더에게 한 박자 빠른 패스를 자주 선보였다. 공에 대한 집중력이 좋은 레더는 이상민을 필두로 한 선수들의 패스를 받아 34점을 쏟아부었으나 이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전략이다. 한 박자 빠른 이상민의 패스는 이따금씩 실책을 유발하며 KTF에 공격권을 내주었다. 또한 많은 출장시간을 소화하고 있는 레더가 정규리그 후반까지 맹활약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도 100% 장담할 수 없다. 레더는 5경기 동안 총 175분 11초를 코트에서 뛰며 삼성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출장 시간을 기록 중이다. 또다른 외국인 선수 에반 브락(24)이 9일 경기서 16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기대에 어느 정도 걸맞는 활약을 펼쳤으나 그는 골밑 장악력과 세기 면에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탄력을 이용한 공격 리바운드는 좋았으나 곧바로 이어진 스틸 시도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두 번째 동작에서 약점을 비췄다. 이상민과 레더가 9일 경기서 보여 준 호흡은 마치 이상민의 현대 시절 조니 맥도웰과 콤비 플레이를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당시 현대에는 제이 웹, 재키 존스, 로렌조 홀 등 믿음직한 '골밑 지킴이'가 있었다. 브락은 센터가 아니라 운동능력이 좋은 파워 포워드다. 만약 브락이 좀 더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삼성 가드진은 여전히 빠른 패스를 펼쳐야 하며 레더는 2,3쿼터서 풀타임으로 나서야 한다. '턴오버 1위' 삼성이 5경기 동안 외국인 선수 2명이 나설 수 있는 4쿼터서 기록한 총 득점은 86점으로 서울 SK(85점)에 이어 9위에 그쳤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9일 경기 후 "브락이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레더와 더 호흡을 맞추며 적응기를 끝낸다면 좋은 활약을 선보일 것"이라며 브락의 맹활약을 기대했다.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브락이 자신만의 득점 루트를 만들지 못한다면 삼성의 '턴오버 1위' 불명예는 시즌 후반까지 계속될 것이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