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영화 웃고 수입영화 울고...영화계 희비 쌍곡선
OSEN 기자
발행 2008.11.10 09: 09

[OSEN=손남원의 영화산책]최근 외화 환율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한국영화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수출영화는 활짝 웃고 수입영화는 피눈물을 흘리는 중이다. 대입 수능일인 13일 개봉하는 트렌드 코미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이하 '앤티크')를 제작하는 영화사 집의 이유진 대표는 요즘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해외에 선수출된 '앤티크'의 대금을 달러로 지급받는 까닭이다. 한 해외 영화사와는 올 초 수십만 달러에 먼저 '앤티크'의 판매계약을 맺었다. 대금을 정산할 지금 시점에서는 환율 급등으로 영화사쪽이 얻는 환차익만 수억원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 개봉 영화 중에서는 '추격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아 수출 판매가 이뤄졌던 영화사들은 달러와 엔화 급상승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엔화는 지난해 7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1400원대로 치솟으면서 일본 시장 판매에 성공했던 영화사들에게 돈뭉치를 선물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한국영화의 해외 수출이 눈에 띄일 정도로 준데다 수출 단가마저 낮아진 탓에 환율 상승의 수혜를 받는 영화사들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거꾸로 외화 수입사와 해외 유명 스튜디오에 CG 작업 등을 의뢰했거나 해외 로케이션 비용 지급을 미뤘던 한국영화 제작사들은 큰 곤경에 빠졌다. 영화 후반작업의 상당 부분을 뉴질랜드에 의뢰했던 한 영화사는 대금 지불 날짜가 다가오면서 안절부절하 못하는 실정이다. 이 영화사 관계자는 "달러값이 오르면서 당초 예상했던 제작비용 보다 40%정도 초과 예산을 짜야한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한국영화 제작편수가 줄면서 외화 수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수입 영화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또 외국 영화사와의 대형 합작 프로젝트를 계획했던 영화들도 원화 약세로 제작비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위기를 겪고 있다. 이로써 일부 외화의 경우 당초 수입 계획이 최소되거나 개봉이 연기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외화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입사가 해외 영스튜디오로부터 계약금 10~20% 내외를 지불하고 구입한 뒤 개봉할 때 잔금을 건네주고 프린트 등을 받는다. 한 중견 제작자는 " 일본 바이어들이 한류스타가 나오는 영화 한 편에 수백만 달러씩을 입도선매식으로 걸던 시절에 환율이 이랬다면 모두 큰 돈을 벌었을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영화 수출 시장이 크게 외축된 상황에서 환율까지 치솟는 바람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아쉬워 했다. mcgwire@osen.co.kr 해외에 선수출된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와 '추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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