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개소문’‘토지’ 등을 연출했던 이종한 PD가 30여년을 기다렸던 제작 꿈이 실현된다. 14일 SBS 창사특집으로 방영될 3부작 드라마 ‘압록강은 흐른다’(이혜선 극본, 이종한 연출)를 통해서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지난 1946년 독일에서 발간된 동명 이미륵의 소설을 토대로 만든 드라마로 한독수교 125주년을 맞아 SBS와 독일 방송사 BR(Bayerischer Rundtunk)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작품이다. 자전적 형식인 이 소설에는 미륵의 어릴 적 이야기를 비롯해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감정, 당시 한국에 들어온 신식교육, 일제침략 당시 유년이었던 그가 펼친 독립운동과 이후 독일에 정착하며 펼쳐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 등이 담겨있다. 이종한 PD는 10일 목동 SBS홀에서 제작발표회를 갖고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를 드라마화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20년이 넘는다. 1980년 당시 드라마로 제작하려고 기획했는데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계속 무산됐다. 1990년대 SBS로 방송사를 옮기면서 다시 제작을 시도했지만 잘 안됐다”고 드라마 제작 동기에 대해 운을 뗐다. 이어 “왠지 모르게 가슴 속에 드라마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어서 2000년 때부터 다시 준비를 시작했다. 방송이 되고 안 되고는 2번째 문제였다. 2002년에 독일에 가서 취재를 시작했고 2005년도 다시 독일에 가서 구체적인 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PD는 “이미륵은 단순한 소설가가 아니라 당시 뮌헨에서 정신적으로 큰 역할을 했다 들었다. 그것이 독일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감동했고 이미륵에 대해 연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PD는 “회당 4억 정도 있어야 제작이 가능했다. 특집 드라마라 예산이 많지 않았던 만큼 제작비의 반 이상을 협찬 받지 않으면 제작이 불가능 했다”며 공동 제작을 제안한 독일 BR방송국과 협조를 해준 제작사 스타맥스, 부산저축은행 측에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함께 참석한 허웅 책임 프로듀서는 “'압록강은 흐른다'는 이종환 감독이 30년에 걸쳐서 만들어낸 작품이다. 이미 독일에서는 이미륵은 기념비적으로 굉장히 유명한 인물이다. 민영방송국이라 부담되지만 의미있는 드라마를 선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창사특집으로 휴머니즘을 모토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독일 현지 방송국과 공동 제작해 국내 방송 이후에 다른 방송국에서 방송되는 것 또한 의의가 있다.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세계로 넓혀본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극중 중년 미륵을 연기했던 우벽송은 “굉장히 영광이고 개인적으로 큰 인연으로 생각한다. 이미륵 박사의 혼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잠시나마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어린 시절의 미륵 역과 소년 미륵 역에는 SBS '왕과 나‘에 출연했던 아역 정윤석과 노민우가 각각 맡았고 청년 미륵과 중년 미륵 역에는 최성호와 우벽송이 연기한다. 미륵의 아버지 역은 중견 연기자 신구가, 어머니 역은 나문희가 맡았고 미륵의 아내 역은 탤런트 김여진이 연기한다. yu@osen.co.kr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