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름 이한우로 잘 알려져 있는 독일계 대한민국 배우 이참(54)이 SBS TV ‘압록강은 흐른다’를 통해 방송 최초로 독일인 연기에 도전한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지난 1946년 독일에서 발간된 동명의 이미륵 소설을 토대로 만든 드라마로 한독수교 125주년을 맞아 SBS와 독일 방송사 BR(Bayerischer Rundtunk)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작품. 이참은 극중 자일러 교수 역을 맡았다. 뮌헨대 교수로 주인공 미륵을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해주는 독지가 캐릭터다. 이참은 10일 오후 목동 SBS홀에서 열린 ‘압록강은 흐른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그 동안 드라마에서 한국인 역할을 비롯, 수백 개의 배역을 연기했지만 한국어를 못하고 독일어로만 연기하는 독일인 역할은 처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양쪽 나라말을 어는 정도 하니까 대본을 독일말로 번역하는 과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감독님과 수시로 핸드폰 통화를 하며 작품에 참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참은 드라마에서 나치시대를 배경으로 금지된 책을 태우는 장면을 재연했다는 것을 놀라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독일에서 촬영을 하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뮌헨 한복판에서 나치시대 때 금지된 책을 태우는 장면을 재연했다는 것은 독일 촬영 팀도 상당히 어려운 것”이라며 “한국 방송 팀이 독일에서 이렇게 로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랐다”고 말했다. 덧붙여 “당시 촬영현장을 본 독일 사람의 신고로 촬영 시작 1시간 만에 경찰차 5대가 오기도 했다”며 촬영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이참은 마지막으로 “나와 같은 세대의 독일인들은 이미륵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반대로 한국인들과 나보다 젋은 독일인들 또한 이미륵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다문화적인 시대를 맞아 드라마를 통해 이미륵 박사를 재조명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SBS 창사특집 ‘압록강은 흐른다’는 ‘연개소문’ ‘토지’ 등을 연출했던 이종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토지’ ‘루루공주’ 등을 집필했던 이혜선 작가가 대본을 맡았다. 이참 이외에도 신구, 나문희, 김여진, 우벽송, 최성호 등이 출연하며 방송은 14일 밤 8시 50분부터 3부작 연속 방송된다. 한편, 이참은 그 동안 영화 '한반도', SBS TV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 '천국의 계단', MBC TV '제 5공화국' 등에 출연했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