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창사특집 3부작 ‘압록강은 흐른다’(이혜선 극본, 이종한 연출)에서 주인공 미륵의 청년 시절과 중년 시절을 연기하는 두 주연배우가 묘하게 닮아있어 눈길을 끈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1950년 타계한 이미륵 작가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만든 드라마로 한독수교 125주년을 맞아 SBS와 독일 방송사 BR(Bayerischer Rundtunk)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작품.
자전적 형식인 이 소설에는 미륵의 어릴 적 이야기를 비롯해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감정, 당시 한국에 들어온 신식교육, 일제침략 당시 유년이었던 그가 펼친 독립운동과 이후 독일에 정착하며 펼쳐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 등이 담겨있다.
청년미륵 역에는 1996년 SBS 7기 공채 탤런트로 그동안 ‘성녀와 마녀’,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 ‘그놈 목소리’등에 출연했던 연기자 최성호가, 중년미륵 역에는 현재 10여년 가까이 독일에서 활동 중인 오페라 가수이자 배우인 우벽송이 연기한다.
10일 오후 목동 SBS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두 사람은 ‘서로가 닮았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각각 받았다.
우벽송은 “(최성호 씨를) 처음 봤을 때 섬짓 당황했다. 나와 인중 부분의 생김이 비슷해서 어떻게 캐스팅했는지 신기하다”고 말했으며, 최성호 또한 “실제로 보면 잘 모르겠는데 화면상으로 보면 정말 닮았다”고 동의를 표했다. 특히 우벽송은 실제 생전 이미륵과의 얼굴과 비슷하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
한편, 최성호는 독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독일에서 보냈으며 1994년 한국에서 연극영화과를 다니며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캐스팅 계기에 대해 “배우는 선택받는 입장이다. 기적 같은 작품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라며 “캐스팅에는 연기력도 필요하겠지만 극중 주인공 배역에 맞게 독어를 능통하게 하는 것이 기본이었다”며 “독일어를 능통하게 하는 배우가 많지 않아 내가 캐스팅 된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우벽송은 미륵을 연기하는 소감에 대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든 혹은 아니든,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인종이 다른 독일인과 영혼을 꿰뚫는 감동을 줄 수 있었던 이미륵 박사는 영웅일 것”이라는 생각을 덧붙였다.
두 사람 이외에도 미륵의 아버지 역에는 연기자 신구가, 어머니 역에는 나문희가 맡았고, 연운경, 서권순, 박혜숙, 이원재, 김여진, 황보라, 박혜숙, 이참, 이승형, 개그맨 신현섭 등과 독일배우 캄포스키, 안야클라운, 토마스후퍼, 로랜트 파우스, 다니엘라 메르츠 등이 출연한다.
지난 7월 초 독일과 미국에 있는 배우들을 화상 오디션으로 선발한 제작진은 이후 촬영을 위해 서울과 인천, 경남 하동, 전남 구례, 전북 고창 등을 다녔고, 독일 로케이션촬영과 최근 일산제작센터촬영을 마지막으로 4개월에 걸친 모든 일정을 소화해냈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14일 밤 8시 50분부터 SBS에서 3부작 연속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독일에서는 내년 BR방송을 통해 독일시청자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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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와 우벽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