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우승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고민에 빠졌다. 챔피언 등극에 따른 '보상'에 부풀어 있는 주역들에게 어떤 대접을 해줘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이번 겨울 무려 10명의 연봉조정 신청 대상자를 보유하고 있다. 저마다 우승에 따른 성과를 기대하고 있어 만만치 않은 돈이 필요하다. 더 큰 문제는 이 가운데 투타의 핵심이 포함돼 있다는 것. 주포 라이언 하워드와 에이스 콜 해멀스가 바로 그들이다. 일찌감치 장기계약으로 묶어놓는 게 최선이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조금만 참으면 FA 대박을 노릴 수 있는 선수들이 선뜻 구단의 다년 계약 제의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돈문제'로 구단에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하워드의 경우 2006년 58홈런을 기록한 뒤 구단의 다년계약 제시액이 부족하다며 퇴짜를 놨다. 그리고 47홈런을 기록한 지난해 연봉 중재 사상 최고액인 1000만 달러를 받았다. 3년 뒤면 FA로 풀리는 그가 이 시점에서 장기계약에 합의할 지는 미지수다. 해멀스도 돈에 관해선 불만이 많다. 액수보다도 자존심 문제다. 지난해 15승5패 방어율 3.39를 기록한 그는 올해 연봉으로 75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구단은 50만 달러만 쥐어줬다. 입이 튀어나온 그는 스프링캠프 당시 "소속 구단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건 문제다. 솔직히 기분이 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올 시즌 14승10패 3.09에 포스트시즌서 팀의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한 그가 불과 1년 전 '수모'를 잊었을 리 없다. 엄청난 보상이 아니라면 다년 계약에 선뜻 응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구단은 일단 두 핵심 선수 붙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데이빗 몽고메리 사장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멀스와 하워드 모두와 장기계약을 맺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그는 "장기계약에 대한 열망은 양측이 같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실제 계약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여부"라며 "일단 두 선수의 대리인들과 만나 요구조건이 적합한지를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는 2011년, 해멀스는 2012년이면 FA 자격을 얻는다. 필라델피아가 그 전에 이들과 다년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올 시즌 필라델피아의 연봉총액은 9500만 달러로 빅리그 13위였다. 내년에는 1억 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하워드와 해멀스 외에 이번 겨울 연봉 조정 신청자격을 얻은 선수는 조 블레이튼, 클레이 콘드리, 채드 더빈, 라이언 매드슨, 셰인 빅토리노, 제이슨 워스, 에릭 브룬틀렛, 그렉 돕스가 있다. FA로 풀린 팻 버렐은 구단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찰리 매뉴얼 감독은 FA 최대어인 매니 라미레스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라미레스가 들어올 경우 버렐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지만 엄청난 계약기간과 금액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계약 가능성은 미지수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