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2, 요미우리)이 사실상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이승엽은 지난 10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일본시리즈가 열리기 하루 전(10월 31일)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을 결정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으면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분위기도 바꿀 수 있어 언제든지 나라를 위해 뛰겠다고 생각했었지만 지금 상태로는 나가서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뛰어난 1루수가 많으니 충분히 잘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WBC 불참에 대해 독단적으로 결정하게 돼 신상우 KBO 총재와 하일성 사무총장 그리고 야구계 선배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11일 귀국 후 김인식 감독을 찾아뵙고 정중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이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동안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다. 내가 태극마크를 달고 뛸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획득과 2006년 WBC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승엽은 지난해 10월 왼쪽 엄지 인대 재건 수술을 받은 뒤 3월 대만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 예선에 참가해 타율 4할7푼8리(23타수 11안타) 2홈런 12타점 5득점으로 8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견인했다. 특히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일본과의 준결승전,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천금 같은 홈런을 터트리며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이승엽은 베이징 올림픽의 추억을 잊지 못했다. 그는 "너무나 행복했다. 지난 번에도 말했지만 그들과 함께 야구했다는 것만으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목표를 이뤄냈기 때문에 그 기쁨은 더욱 컸다"고 표현했다. 이어 이승엽은 후배들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는 "후배들이 잘 해줄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 때 '나는 이제 주인공이 아니다'고 말했던게 생각난다. 이제 중심은 이대호, 김현수, 류현진, 김광현 등 후배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