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요미우리를 위해 뛰어야 할 것 같다. 4년 계약 후 2년을 그냥 보냈다. 내가 우승하는데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 믿고 장기 계약을 맺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 중인 이승엽(32)이 소속 구단의 우승을 위해 전념할 뜻을 내비쳤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을 선언한 이승엽은 지난 10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구단 대표와 만나 WBC 불참 의사를 전했고 구단에서는 나의 선택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의 패인을 잊지 않겠다. 내가 중요할때 하나를 못쳐 팀이 패해 미안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귀국 후 훈련 계획에 대해 "지금의 결과를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운동은 빨리 시작할 것이다. 우선 실패의 원인을 찾고 다시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준비하겠다. 스윙폼, 하체 훈련, 밸런스를 되찾는데 주안점을 두겠다"며 "무엇보다 지금 왼손에 붙어 있는 보호대를 떼는게 우선이다. 보호대를 착용하면 감각이 무뎌지기 때문에 스윙이 달라진다. 이걸 떼내려면 손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야 하고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빅리그 진출에 대해 "내가 원한다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쪽에서도 원해야 한다. 그러나 빅리그 진출에 대한 꿈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승엽은 팬들의 아쉬움에 대한 물음에 "그 부분에 대해 할 말 없다. 가끔씩 팬들이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줄때 너무 고맙더라. 잘 할때는 몰랐는데 성적이 안 좋으니 가슴에 와닿더라. 감동받을때도 있었다"고 대답했다. 다음은 이승엽과 일문일답. -하라 감독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를 기용한 것은 실수였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맞는 말이다. 믿고 보냈는데 그만큼 하지 못했다. 감독님의 평가를 이해하고 책임에 동감한다. 생각하지 못했던 최악의 결과이다. 나도 충격이다. -후반기나 클라이맥스와 비교하면 타격감이 크게 떨어졌다. 우선 세이부의 페이스에 말렸고 내가 원하는 스윙이 나오지 않았다. 내 의도가 상대 팀에 노출됐다는 뜻이다. 내 폼을 흔들기 위해 볼로 승부하고 머리쪽으로 날아왔는데 대응 방법이 잘못된 것 같다. '좀 더 여유있게 대처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감독님과 동료들 그리고 팬들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요미우리의 우승을 기다렸던 팬들이 많았는데. -심리적인 부담은 없었나. 경기를 하면서 마음이 급해지고 거기서 쳐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경기할때 왜 여유가 없었는지. 뭔가 홀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완벽한 패배다. 내 야구 인생에 있어 최악의 시리즈였고 2008년은 되돌아 보기 싫은 한해다. -삼진이 많았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직구를 노리고 있을때 (직구가) 들어와도 반응을 못했으니. 그만큼 몸이 굳어 있다고 해야 할까. '정말 내가 왜 이럴까'하고 나에게 물었을 정도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은 언제 결정했는가. 일본시리즈가 열리기 하루 전(10월 31일)에 결정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으면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분위기도 바꿀 수 있어 언제든지 나라를 위해 뛰겠다고 생각했었지만 지금 상태로는 나가서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1루수는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 충분히 잘 해줄 것이라고 믿고 최종 예선전이 끝난 뒤 일본으로 돌아왔을때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생각보다 연습량이 부족했다. 수술을 받고 나서 더 많이 훈련해야 하는데 경기 준비를 하다 보니 작년에 손가락 아팠을때 나쁜 버릇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최종 예선전에 참가한 것에 대해 후회하는가. 지난해 10월 수술 받은 뒤 3월 경기했던 것이 실패였다. 그러나 너무나 행복했다. 지난 번에도 말했지만 그들과 함께 야구했다는 것만으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목표를 이뤄냈기 때문에 그 기쁨은 더욱 컸다. 하지만 이제는 요미우리를 위해 뛰어야 할 것 같다. 4년 계약 후 2년을 그냥 보냈다. 내가 우승하는데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 믿고 장기 계약을 맺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일본시리즈 개막 하루 전에 마음 먹었지만 시리즈 도중에도 WBC에 불참하겠다고 자신과 약속했다. 김인식 감독님을 직접 찾아 뵙고 정중히 말씀드리겠다. -오늘(10일) 구단 관계자와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구단 대표와 만나 WBC 불참 의사를 전했고 구단에서는 나의 선택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시리즈의 패인을 잊지 않겠다. 내가 중요할때 하나를 못쳐 팀이 패해 미안하다. -11일 귀국한 뒤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그리고 이번 겨울 어떤 부분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둘 예정인가. 지금의 결과를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운동은 빨리 시작할 것이다. 우선 실패의 원인을 찾고 다시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준비하겠다. 스윙폼, 하체 훈련, 밸런스를 되찾는데 주안점을 두겠다. 무엇보다 지금 왼손에 붙어 있는 보호대를 떼는게 우선이다. 보호대를 착용하면 감각이 무뎌지기 때문에 스윙이 달라진다. 이걸 떼내려면 손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야 하고 근육을 키워야 한다. -2006년 화려한 성적에 비해 작년과 올해 좋지 않았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부진 원인은 무엇인가. 부상도 있었지만 밸런스가 무너졌다. 무릎 부상 때문에 왼쪽 다리에 체중이 완전히 실리지 않았고 손 때문에 안 아프게 치려다보니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지금은 무릎 상태도 괜찮고 손도 완벽하지 않지만 많이 좋아졌다. 그리고 다행스러운 것은 의사가 말하기를 '수술 후 1년이 지나야 완전히 통증이 사라진다'고 했는데 지금 1년이 흘렀다. -앞으로 2년간 요미우리에서 뛰면 빅리그 진출은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 내가 원한다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쪽에서도 원해야 한다. 그러나 빅리그 진출에 대한 꿈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시리즈 부진과 함께 내년에도 주전 경쟁이 예상되는데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실력이 모자란다면 2군에 갈 것이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이 길을 이겨내느냐가 관건이다. 주전 경쟁? 올해도 하지 않았는가. 다시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승엽의 활약을 기대했던 팬들의 아쉬움이 크다. 그 부분에 대해 할 말 없다. 가끔씩 팬들이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줄때 너무 고맙더라. 잘 할때는 몰랐는데 성적이 안 좋으니 가슴에 와닿더라. 감동받을때도 있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