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음악프로 MC, 뮤지션은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8.11.11 07: 56

방송 3사가 2008 가을 개편을 발표한 가운데 MBC와 KBS는 각각 심야 음악 프로그램 '라라라'와 '페퍼민트'를 신설했다. MBC와 KBS가 새로 생긴 심야 음악프로그램의 MC를 예능 MC와 탤런트로 파격 기용하면서 방송 3사의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MC는 모두 비(非)뮤지션들이 장악하게 됐다. MBC는 음악쇼 ‘라라라’를 신설하면서 현재 방송중인 ‘라디오스타’의 예능 MC 4인방 김국진-윤종신-김구라-신정환을 진행자로 기용했다. 윤종신과 신정환은 본업이 가수이긴 하지만 최근 ‘라디오스타’와 ‘명랑히어로’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의 MC로 활약하면서 가수의 이미지보다는 예능인의 이미지를 굳혔다. 이번 ‘라라라’의 MC로 발탁된 이유 역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입담과 재치가 한 몫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진 네 명의 MC가 음악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만큼 새로운 색깔의 음악 프로그램이 탄생할 것이라는 방송가의 기대도 크다. 제작진은 “기존의 음악 프로그램과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MC 성향에 맞게 각자가 전담할 장르를 나눴다. 김국진은 트로트, 윤종신은 발라드를 맡고 김구라는 팝송과 록을, 신정환은 아이돌 그룹과 힙합을 맡을 예정이다”고 전했다. KBS는 ‘윤도현의 러브레터’ 후속 프로그램으로 ‘페퍼민트’를 신설, 진행자로 탤런트 이하나를 선정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보였다. KBS의 경우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 18년간 뮤지션들이 이끌어오던 음악 프로그램의 MC자리를 비(非)뮤지션에게 넘겨주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거리이다. 하지만 이하나가 전혀 음악과 동떨어진 인물이 아니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녀는 가수 데뷔를 준비했던 경험이 있으며, 직접 작사 작곡을 할 수 있는 능력과 기타 연주 실력, 음악적 지식까지 갖추고 있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신선한 음악 프로그램이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SBS는 현재 방송중인 ‘김정은의 초콜릿’의 MC 김정은이 심야 음악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다. 그녀는 게스트들과의 강한 친화력으로 김정은만의 부드럽고 따뜻한 컨셉트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뮤직 토크쇼의 개념에 퍼포먼스가 더해져 매주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심야에 방송되는 음악 프로그램들의 특징은 음악과 토크의 결합에 있다. 가수들이 노래를 3-4분 단위로 편곡해 무대에 서야하는 ‘음악중심’ ‘뮤직뱅크’ ‘생방송 인기가요’ 등과 같은 음악 프로그램과는 달리 노래와 이야기를 통해 관객과 호흡하는 음악 프로그램을 비(非)뮤지션들이 진행하는 것은 큰 부담이 따를 수 있다. 또 지금까지의 음악 프로그램들이 그러했듯이 진행자 고유의 색깔을 내지 못하면 외면 받기 쉬운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이번 개편을 통해 새로운 진행자로 발탁된 비(非)뮤지션 MC들이 대중과의 친화력과 실험성을 바탕으로 어떤 색깔의 음악 프로그램을 선보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icky33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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