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이승엽, "WBC 대표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OSEN 기자
발행 2008.11.11 15: 08

"지금 WBC에 나간다면 망신만 당할 것이다". 검은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채 간편한 복장으로 김포공항 입국장에 들어섰지만 표정은 썩 밝지 못했다. 이승엽(32. 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불참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승엽은 11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WBC 대표팀 출전에 대해 "나라를 위해 당연히 나서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지금 실력으로는 WBC에 나가면 더 망신을 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WBC 대표팀 사퇴 의사를 밝힌 셈이다. 이어 그는 "내가 나가지 않더라도 잘하는 후배들이 많기 때문에 안나가는 것이 오히려 대표팀에 도움이 되고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며 "김인식 감독님께도 전화로 안부전화를 드렸다. 조만간 직접 찾아뵙고 솔직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시리즈를 마친 소감에 대해 "요미우리의 패인은 나였다. 나 때문에 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몸 상태도 100%가 아니었고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경기에 나섰고 상대 불펜에 농락을 당했다"고 자책했다. 특히 그는 올해를 돌아보며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한 해"라고 평한 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긴 했지만 그 기간은 짧았다"며 "생각하기도 싫은 한 해였다.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어느 부위가 100%가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그것을 말하면 나도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는 "바로 대구로 내려간다. 일단은 쉬고 싶다"며 "예년보다 일찍 훈련을 시작하겠다. 보호대를 더 이상 차지 않아도 될 만큼 왼손 엄지 근력을 늘리는데 중점을 두겠다. 문제점이 뭔지도 찾아 내년을 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letmeout@osen.co.kr 일본시리즈에서 최악의 경기를 펼친 요미우리 자어언츠 이승엽이 11일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이승엽은 절치부심 2009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기 위해 WBC 참가를 고사했다. 이승엽이 침울한 표정으로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김포공항=손용호 기자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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