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 영입보다는 트레이드를 꾀할 예정"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다음 시즌 타선 보강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11일 잠실구장서 열린 마무리 훈련 첫 날 "맷 랜들(31)과 재계약하는 동시에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덕 클락(32. 한화)의 올시즌을 보라. 그의 활약이 좋을 때는 한화가 상위권에 버티고 있었지만 무릎 부상 이후에는 타선의 위력이 급감하고 말았다"라고 이야기 한 김 감독은 "만약 배팅 파워만 탁월한 외국인 장타자를 지명타자 자리에 놓는다면 결정적인 순간 작전 구사에도 제약이 있다. 팀 내에서 자라는 유망한 야수들의 입지도 더욱 좁아지게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주포' 김동주(32)가 일본으로 진출할 경우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그 경우에는 선수단을 추스르면서 타 구단의 힘있는 타자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방법도 모색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의 이야기는 그가 시즌 중 이야기했던 '유망주론'과도 맥을 같이 한다.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을 이끈 후 김 감독은 올림픽 기간 동안 벌어진 2차 지명에 관련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당시 두산은 2차 1순위로 캐나다 에드먼턴서 청소년 대표팀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허경민(18. 광주일고)을 지명했다. 2009시즌에는 원 주전 유격수였던 손시헌(28)이 복귀하는 동시에 이대수(27), 김재호(23)도 주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2군에는 강한 어깨를 갖춘 박종섭(25)이 유격수로 나선다. 또한 두산은 2순위로 외야수 박건우(18. 서울고)를 지명했으며 5순위에서는 발빠른 톱타자 요원이자 외야수인 정수빈(18. 유신고)를 호명, 1차 지명 성영훈(18. 덕수고)를 포함해 4명의 청소년 대회 우승 멤버를 선수단에 추가했다. 두산의 1군 외야진은 공익근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할 예정인 임재철(33)까지 포함하면 '포화 상태'나 다름 없다. 두산은 1군 우익수로 기용할 만한 선수만해도 유재웅(29), 민병헌(21), 이성렬(24)에 임재철까지 4명이나 된다. 아마추어 시절이나 프로 입단 초기 좌익수를 주로 맡았던 유재웅이 '선수가 없어' 중견수로도 출장한 2004시즌과 비교했을 때 '상전벽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다. 김 감독은 신인 지명서 야수를 비교적 많이 선발한 데 대해 "내가 직접 뽑은 것은 아니라 잘 모르겠다"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으나 "일단 특정 포지션에 유망주가 많아도 만일을 대비해 뽑아놓는 것이 좋다. 좋은 재원을 잘 키워내다가 나중에는 요긴한 트레이드 카드로도 쓸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이야기에는 유망주를 비롯해 선수를 육성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또다른 가치 창출을 노리는 김 감독의 '멀리 보는 전략'이 담겨 있다. 두산은 지난 2007년 4월 29일 SK에 나주환(24)을 내주는 대신 이대수를 영입해 주전 유격수 자리를 맡겼다. 이대수는 그 해 손시헌의 군입대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내야 수비 안정을 이끌며 2위 등극을 이끌었다. 나주환 또한 올시즌 SK 내야에 없어서는 안될 내야수로 자리매김, '윈-윈 트레이드'가 무엇인지 야구 팬들에게 보여주었다. 과거 김상진(SK 투수코치), 진갑용(34. 삼성), 김종석(전 한화) 등을 현금 트레이드로 내주던 일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김 감독 취임 이후 이윤 창출을 노리는 트레이드를 시도해 온 두산. 그들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주축 선수들을 잔류시키는 동시에 스토브리그서 '타선 강화'에 성공할 수 있을 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김경문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