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메이드? '그사세',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는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8.11.12 10: 09

현실감 있는 스토리와 톱스타의 출연으로 주목 받았던 노희경 작가와 표민수 감독의 합작 ‘그들이 사는 세상’이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방송 3사 월화드라마 시청률은 단연 MBC ‘에덴의 동쪽’이 1위로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SBS ‘타짜’ 역시 10%대 후반으로 종영할 것으로 보인다. 7%대로 출발선에 섰던 ‘그들이 사는 세상’은 현재 5%대에서 답보하고 있다. ‘조미료’ 빠진 사랑이야기는 심심하다 ‘그들이 사는 세상’의 가장 큰 매력은 현실감 있고 공감가는 스토리다. 매회 담담하고 차분하게 읊조리는 주준영(송혜교 분)과 정지오(현빈 분)의 내레이션은 젊은 시청자들이 가슴 절절히 공감할 정도로 현실적이고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는 꾸밈 없고 가식 없이 솔직하다. 결국 ‘사랑’이야기다. 한때 연인이었던 준영과 지오가 다시 만나 새로운 시작을 하면서도 헤어진 옛 연인 때문에 흔들리는 모습을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네 삶이, 사랑이 그렇게 드라마틱하지 않듯 두 사람의 이야기는 그냥 물 흐르듯 흘러간다. 그래서 현실적인 이 드라마는 ‘무미건조’하다. 조미료 잔뜩 들어간 드라마 사이에서 건강한 맛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지만 시청자들은 자극을 원하고 있다. 특히 요즘 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보면서 생각하게 만드는 어려운 드라마보다는 오락적 기능이 강화된 쉽고 보기 편한 드라마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식상한 방송국 이야기 방송국 사람들의 이야기는 식상하다. 2년 전 완고한 노희경 작가로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이미 ‘온에어’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더 독하고 극적인 방송국 에피소드를 접한 시청자들에게 ‘그들이 사는 세상’ 이야기는 새롭지도, 자극적이지도 않다. 젊은 여자 감독 준영의 고난, 톱 여배우 윤영(배종옥 분)과 드라마국장 김민철(김갑수 분)의 러브 스토리, 작가 이서우(김여진 분)와 배우, 혹은 감독과의 대립 구도, 철부지 신인 장해진(서효림 분)의 이야기가 더욱 극적으로 다뤄질 수 있겠지만 모두 일정 선 이상을 넘지 않는다. 절제미가 있다고 치더라도 시청자들의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송혜교의 연기력 논란 4년 만의 방송 복귀로 스포트라이트 받았던 송혜교의 연기력도 문제다. 사실 송혜교의 연기력이 다른 미니시리즈 여주인공과 비교했을 때 심하게 뒤처지거나 비난을 한 몸에 받아야 할 정도는 아니다. 어쩌면 드라마의 성공으로 몸값만 심하게 오른 일부 주연 배우보다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이 워낙 베테랑이다. 배종옥, 김갑수, 김여진, 윤여정, 김창완, 엄기준, 이다인 등 모두가 뛰어난 연기력을 자랑한다. 또 송혜교보다 주목을 받지 못했던 현빈의 연기력 향상은 기대 이상이다. 때문에 훨씬 기대치가 컸던 송혜교가 기대 이상을 못해주고 있어 아쉬움이 더욱 크다. 대진운 물론 대진운도 중요한 이유다. 드라마에서 편성은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카드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에덴의 동쪽’과 ‘타짜’가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자리를 잡은 16부, 12부에 투입돼 경쟁을 시작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첫 방송에서 7.7%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에덴의 동쪽’과 ‘타짜’는 각각 24%, 12.9%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해 따라잡기 힘든 시점이었다. 결국 ‘그들이 사는 세상’은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을 받으면서도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버린 셈이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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